빌리 역 배우들. 이우진, 김시훈, 주현준, 전강혁(왼쪽부터). 신시컴퍼니 제공18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연습 녹화 장면. "엄마라면 허락했을 거에요." "엄마는 죽었어." 광부의 아들인 '빌리'(이우진)는 왕립발레학교에 가고 싶지만 아빠(최명경)는 아들의 꿈을 반대한다. 빌리는 잔뜩 토라져 넘버 '앵그리 댄스'(Angry Dance)에 맞춰 분노의 탭댄스를 춘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오는 31일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2010년 초연, 2017년 재공연 이후 세 번째 시즌이다. 2000년 개봉한 동명영화가 원작인 이 작품은 1980년대 중반 광부 대파업 시기 영국 북부를 배경으로, 발레리노의 꿈을 찾아가는 소년 빌리의 여정을 따뜻하게 담아냈다.
이번 시즌 빌리 역은 김시훈(12), 이우진(13), 전강혁(13), 주현준(12)이 나란히 캐스팅됐다. 이들은 3차에 걸친 오디션을 통과한 후 1년 3개월간 '빌리스쿨'에서 하루 6시간씩 필라테스, 발레, 탭, 재즈댄스, 아크로바틱 등을 집중 연마했다.
넘버 Angry Dance 연습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공연 개막을 2주 앞두고 취재진에게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인 소년 배우들의 말투에서 아쉬움과 자신감이 동시에 묻어났다.
이날 유튜브 화상 인터뷰에서 전강혁은 "연습하면 할수록 실력이 느는 게 느껴져 자산감이 생겼다. (오늘) 연습 녹화 장면을 보니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고 쑥스러워했다. 주현준은 "마스크를 쓰고 연습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실력도 늘고 자제하는 능력도 생겼지만 (본공연에서는) 지금보다 무대를 즐기고 싶다"고 했다.
사이먼 폴라드 해외협력언출과 톰 호지슨 해외협력안무는 "연습을 하면 할수록 아이들의 실력이 좋아지는 게 눈에 보인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신시컴퍼니 제공
톰은 "뭔가를 가르쳐주면 아이들은 스폰지처럼 흡수한다. 연기와 노래, 춤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배우로 성장했다"고 칭찬했다. 사이먼은 "아이들이 무대에서 성인 앙상블과 합을 맞추려면 훨씬 많이 연습해야 한다. 준비 기간이 긴 만큼 공연에 대한 책임감이 강해지고 긴장도 덜 한다"고 했다.
빌리 엘리어트의 가장 큰 매력은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꿈, 가족애, 우정, 지역사회와의 연대 등을 촘촘하게 엮었다. 박명성 프로듀서는 "7살 어린이 배우부터 올해 팔순인 박정자 선생까지 출연한다. 전 가족이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미세스 윌킨슨' 역의 최정원은 "연습하면서 계속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뜨거워진다. 코로나 시대에 면연력을 키울 수 있는 뮤지컬"이라고 엄지를 들었다. 빌리 할머니 역의 박정자는 "적어도 세 번은 관람해야 '빌리 엘리어트를 봤다'고 얘기할 수 있다. 극장에 와서 저희와 함께 200도 온도로 즐겨달라"고 했다.
조정근, 최명경(아빠 역), 최정원, 김영주(미세스 윌킨슨 역), 박정자, 홍윤희(할머니 역), 강현중(13), 나다움(11), 성주환(13), 임동빈(11)(마이클 역) 등 58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2005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후 전 세계에서 1200만 명이 관람했다.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2022년 2월 2일까지.
넘버 Solidarity 연습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