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여자 축구선수 보호' 호소하는 전 대표팀 주장. 연합뉴스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대표팀의 전 주장이 선수들에게 SNS를 삭제하고, 신분증을 버리고, 유니폼을 모두 불태우라고 촉구했다. 탈레반 통치 아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재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칼리다 포팔은 이날 비디오 인터뷰를 통해 "무장세력은 과거에 여성을 죽이고, 강간하고, 돌팔매질을 했다"면서 "여자 축구선수들은 미래에 대해 공포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 여자 축구리그 공동창립자인 그는 항상 젊은 여성들에게 "강해지고, 용감해져야 하고, 돋보여야 한다"고 격려해 왔지만, 이번엔 다른 메시지를 전달했다.
"오늘 저는 그들에게 안전을 위해 '이름을 지우고, 신분증을 없애고, 사진을 내려라'라고 말했다. 심지어 불태워 버리거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없애버리라고 말했다." 포팔은 "여자 국가대표팀 선수로 정체성을 갖고 모든 노력을 기울이며 맞서 싸운 활동가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슴에 휘장을 달고 나라를 대표해 경기에 나설 권리를 가져서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앞서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이슬람 율법에 따라 통치한 탈레반은 여성들의 노동권과 교육권을 박탈했다. 여성들은 외출할 때 부르카를 입어야 했고 남성 친척과 동행해야만 했다.
이 규칙을 어기면 탈레반의 종교경찰에 의해 치욕과 공개적인 폭력을 당해야 했다.
포팔은 "축구는 여성들의 권리를 강하게 하고, 여성들을 침묵하게 만든 사람들에게 저항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면서 "선수들뿐만 아니라 활동가들도 너무 두렵고 걱정하고 무서워하고 있다. 위험에 빠졌을 때 도움과 보호를 요청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나라가 붕괴하는 모습을 보면서 모든 남성들과 동등하게 여성들이 누렸던 자부심과 행복이 처참하게 무너졌다"고 말했다.
한편 FIFA(국제축구연맹) 대변인은 "아프간 축구협회와 그밖에 관계자들과 연락을 하고 있다"면서 "현지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계속 지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