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2022년형 볼트EV와 볼트EUV. 한국지엠 제공한국지엠이 '전기차 형제' 리콜 사태와 '임금 협상' 해소라는 과제를 풀고 분위기 반전을 끌어낼지 주목된다. 글로벌 차원의 배터리 리콜 확대 조치라는 악재를 만났지만, 품질 논란을 잠재울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2차 잠정합의안을 놓고 진행 중인 조합원 찬반투표로 임금 협상이 타결된다면 '노사 리스크'마저 털어버릴 수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는 현지 시각으로 20일 2017-2019년식 쉐보레 볼트EV 일부 모델에 한해 진행하고 있는 자발적 리콜 조치를 볼트EUV를 포함한 볼트EV 전 모델에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차량에 공급된 같은 배터리 셀에 음극 탭 결함 및 분리막 접힘 등 희귀한 두 가지 제조 결함이 동시에 존재할 가능성이 발견돼 화재의 위험성 대비 차원에서 내려진 조치다.
신형 볼트EV와 볼트EUV 사전계약을 시작한 한국지엠 입장에서는 곤란한 상황에 놓인 셈이다. 당장 신차 출시 일정도 불투명하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본사와 계속 소통하면서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신차 출시 일정 등 향후 확정되는 대로 안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신차 출시 전에 자발적인 리콜 결정이 분위기 반전을 이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선제 대응으로 화재 위험성 등 문제점을 해결해 논란을 잠재우고 품질 확보는 물론 고객 신뢰 강화와 함께 회사 이미지 제고라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차 출고에 앞서 문제를 인식해 리콜을 결정했다"며 "어려운 상황은 맞지만, 문제점을 확실히 파악해 해결한다면 품질 확보는 물론, 안전을 우선시하는 회사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노사 리스크로 꼽혀 오던 임금 협상도 타결 가능성에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앞서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19일 올해 임금협상의 두 번째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사측이 직원들에게 1인당 30만원 상당의 자사 브랜드 차량 정비쿠폰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추가되고 직원 1인당 20만원의 재래시장 상품권 지급도 포함됐다. 월 기본급 3만원 인상과 일시금 450만원 지급 등 첫 번째 잠정합의안에 들어있던 내용도 유지됐다.
한국지엠 노조는 전날부터 이날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투표 대상 인원은 노조 조합원 7600여명이며, 개표는 이날 오후에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투표에서 투표인 과반수가 잠정합의안에 찬성할 경우 올해 임금협상은 최종적으로 타결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타결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1차 부결 당시 찬성표는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48.4%로 집계됐다. 근소한 차이로 부결된 상황에서 신차 리콜이라는 위기 극복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2차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이고 생산에 집중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