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손흥민이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이라크와의 경기에 출전해 0 대 0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되자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황진환 기자 90분 동안 이라크는 벤투호의 '캡틴' 손흥민(28, 토트넘)을 집중 마크했고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 이라크와 홈 경기에서 0 대 0으로 비겼다.
이날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러나 상대 수비에 집중 견제를 당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주던 공격력을 뽐내지 못했다.
대표팀은 홈에서 무승부로 승점 1에 그쳤다. 반면 이라크는 원정에서 소중한 승점 1을 거머쥐고 편안한 마음으로 한국과 홈 경기를 치르게 됐다.
대표팀은 무관중이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이 크게 울릴 만큼 큰 함성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왼팔에 주장 완장을 찬 등번호 7번 손흥민은 경기 직전 눈을 감고 짧은 기도로 의지를 다졌다.
황의조(29, 보르도)와 송민규(22, 전북)가 최전방에서 섰고 손흥민은 바로 뒤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는 손흥민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이라크는 그에게 전담 마크맨을 붙였다. 이라크 수비는 손흥민이 공을 잡지 않는 순간에도 손흥민을 따라다녔다.
한국 손흥민이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이라크와의 경기에 출전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마크맨 외에도 손흥민에게 공이 오면 2~3명의 수비가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손흥민이 수비를 벗겨내도 다른 수비가 몸으로 막아 세웠다.
손흥민은 전반 20분 상대 수비수 세 명을 뚫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돌파를 시도했고 수비에 걸려 넘어졌다. 그러나 주심은 반칙으로 보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37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가슴으로 공을 잡은 뒤 슈팅까지 날렸지만 역시 상대 수비의 몸에 막혔다.
손흥민이 묶이자 대표팀 공격도 함께 멈췄다.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한 대표팀은 몇 차례 찾아온 결정적인 기회마저 날려버렸다.
결국 대표팀은 제대로 된 슈팅 없이 0 대 0으로 경기를 마쳤다.
한국 손흥민이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이라크와의 경기에 출전해 코너킥을 준비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경기 후 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은 비대면 화상 인터뷰에서 이날 경기 처럼 손흥민이 수비에 집중 견제를 당할 때 후속 대책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그러나 오늘 같은 경우 (상대의 집중 견제가 무승부의) 변명이 될 수 없을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런 상황은 다른 경기에도 있었고 해법을 찾았었다"며 "오늘은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공격에 적극성을 가져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고 상대가 쉽게 수비를 했다"고 평가했다.
벤투 감독은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면서 이번 경기를 잘 분석해서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벤투호는 오는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과 최종예선 2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