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캡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 착수 3개월 만에 핵심 참고인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소환한다. 임 담당관은 대검찰청에서 근무하며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모해위증교사 의혹을 직접 검토했고 이후 윤 전 총장 등 검찰 윗선이 수사를 가로막았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윤 전 총장이 고발된 주요 혐의가 이 '한명숙 모해위증 의혹 수사 방해'다. 따라서 임 담당관에 대한 공수처의 조사는 해당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됐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최근 불거진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도 곧 공수처에 접수될 예정인 만큼 공수처의 '윤석열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오는 8일 임 담당관에게 참고인 신분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공수처가 지난 6월 고발된 윤 전 총장을 정식 입건해 수사에 착수한 지 3개월 만이다. 임 담당관도 소환 통보에 응하면서 윤 전 총장 의혹과 관련된 핵심 인물에 대한 첫 소환이 이뤄지게 됐다.
공수처가 현재 들여다보는 윤 전 총장에 대한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 당시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부실 지휘했다는 의혹 그리고 총장으로 있으며 대검 감찰부의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혐의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다. 두 의혹 모두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의 고발이 수사 단초가 됐다.
임 담당관은 이중 '한명숙 모해위증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돼있다. 그는 지난해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으로 재직하며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의혹과 관련된 자료를 직접 살핀 후 수사에 나섰고 올해 3월에는 위증한 의혹을 받는 재소자들을 재판에 넘기려다 "혐의가 없다"고 본 대검 지휘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러한 임 담당관에 대한 공수처의 조사는 윤 전 총장의 혐의를 공수처가 본격적으로 따져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수처는 지난 7월 말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 감찰부를 압수수색해 윤 전 총장에 대한 감찰 자료 등을 확보한 상태다. 이후 확보한 자료의 분석 작업을 이어가며 임 담당관 소환조사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 담당관 또한, 공수처의 조사에 흔쾌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명숙 모해위증 교사 의혹 사건을 맡으며 결국 직무배제될 걸 예상했기에 검찰총장과 차장검사에게 올린 서면 보고서와 전자공문, 항의메일과 쪽지 등도 다 기록에 남겼다"며 "있는 그대로 상세히 설명하고 올 생각이다"고 적었다.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전 총장 그리고 조남관 당시 대검 차장(현 법무연수원장) 등의 개입으로 자신이 담당하던 '한명숙 모해위증 수사'가 막혔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윤 전 총장과 조 당시 차장 등은 애초 임 담당관에게 사건을 배당한 적이 없고 무혐의 결정도 법리에 따라 이뤄져 '수사 방해는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기존 제기된 의혹에 대한 수사와 맞물려 최근 정치권을 강타한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도 곧 공수처의 손에 맡겨질 예정인 점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앞서 윤 전 총장을 여러번 고발한 바 있던 사세행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을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이날 중 공수처에 제출할 예정이다.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에서 지난 2일 보도한 이번 의혹은 총선이 임박한 지난해 4월초 당시 윤 총장의 핵심 참모인 손준성(사법연수원 29기)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연수원 동기인 김웅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現 국민의힘 국회의원)에게 유시민, 최강욱, 황희석 등 범여권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을 피고발인 삼은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보도가 나온 직후 김오수 검찰총장의 지시로 해당 의혹에 대해서는 대검 감찰부가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여전히 공수처의 수사를 촉구하고 있고 시민단체의 고발장도 이에 맞춰 접수될 예정인 만큼 공수처가 곧 직접 수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해당 의혹에 대한 고발이 이뤄질 경우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수사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며 정해진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