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블 스티븐슨. WWE 인스타그램도쿄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게이블 스티븐슨(미국)이 프로레슬링으로 전향한다.
미국 ESPN은 10일(한국시간) "도쿄 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125kg급 금메달리스트 스티븐슨이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와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WWE도 "보도대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NCAA 레슬링 챔피언 스티븐슨과 계약했다"고 확인했다.
스티븐슨은 도쿄 올림픽 레슬링 125kg급에서 종료 직전 점수를 획득하며 게노 페트리아슈빌리(조지아)를 격파했다. 극적인 금메달이었다.
WWE는 물론 여러 단체에서 러브콜을 보냈다. 186cm의 신장과 120kg의 체중은 여러 단체에서 탐을 낼만 했다. 이종격투기 단체 UFC에서 스티븐슨을 원했고, NFL(미국프로풋볼) 미네소타 바이킹에서도 미네소타 대학에 재학 중인 스티븐슨에게 영입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스티븐슨의 선택은 WWE였다.
스티븐슨은 "어렸을 때부터 WWE와 함께 했다. 브록 레스너, 폴 헤이먼 같은 사람들을 보면서 자랐다. 덕분에 매트 위의 엔터테이너로 성장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 생각했다"면서 "레스너는 훌륭한 멘토다. 내가 가진 레슬링을 배경으로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의 프로레슬링 전향이 처음은 아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커트 앵글은 프로레슬링 전향 후 WWE 최고 스타로 활약했다. 또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아니지만, NCAA 레슬링 챔피언 레스너 역시 WWE에서 성공한 뒤 UFC에 진출하기도 했다.
일단 스티븐슨은 레슬링 선수 생활을 이어갈 예정이다. NCAA 타이틀 방어가 우선 목표다.
WWE는 미네소타 대학 근처에 훈련 시절을 마련하고, 코치를 보내 스티븐슨의 프로레슬링 전향을 돕는다는 복안이다. 내년 대학을 졸업한 뒤 본격적으로 WWE에 뛰어들 예정이다.
스티븐슨은 "피니시 기술에 대해서 한 가지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서 "오랫동안 WWE 스타들을 따라다녔는데 WWE와 계약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이제 레슬매니아와 서머슬램 앞으로 걸어갈 기회가 생겼다. 내가 늙었을 때 사람들이 내 시그니처 기술을 흉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