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연합뉴스미국의 합참의장이 작년 미국 대선 전후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몰래 중국 군 수뇌부와 비밀 통화한 사실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미국을 대표하는 언론인 밥 우드워드(워싱턴포스트)와 동료 기자가 발간을 앞두고 있는 신간 '위기'(Peril)에서 비롯됐다.
14일(현지시간) 이 책의 발췌본이 언론에 공개된 이후 책의 내용가운데 마크 밀리 합참의장의 행실을 놓고 미국 언론과 독자들이 상반된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발췌본에 따르면 밀리 합참의장은 작년 대선을 사흘 앞둔 10월 30일 리줘청 중국 합참의장과 통화했다.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군사훈련, 트럼프의 호전적 언행 등으로 중국이 미국의 선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는 첩보를 검토한 뒤 밀리 의장이 먼저 전화를 걸었다.
밀리 의장은 통화에서 "미 정부는 안정적이고 모든 것이 괜찮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당신(중국)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밀리 의장은 나아가 미국이 공격할 경우 사전에 전화해 주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밀리 의장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동이 벌어진 이틀 뒤인 올해 1월 8일에도 리 의장과 통화했다.
밀리 의장은 "우리는 100% 안정적이다. 민주주의는 가끔 엉성할 수 있다"며 리 의장을 안심시켰다고 한다.
밀리 의장은 이날 인도태평양 사령부로 연락해 군사 훈련 연기를 권고했고, 실제로 훈련이 연기됐다.
발췌본에는 특히 밀리 의장이 트럼프가 대선 패배를 뒤집기 위한 목적으로 전쟁을 일으킬 수 없도록 '방어'한 장면들도 여러 번 등장한다.
우선 밀리 의장이 군사적 공격이나 핵무기 발사 등을 명령하지 못하도록 비밀 장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밀리 의장이 1월 6일 의사당 난동에 충격을 받았으며 '트럼프가 선거의 여파로 심각한 정신적 쇠락에 빠졌다고 확신했다'고 적었다.
밀리 의장이 트럼프가 막나가는 것을 걱정했다고도 했다.
따라서 밀리 의장은 1월 8일 국방부에서 회의를 소집해 고위 지휘관들에게 합참의장(자신) 모르게 어떤 명령도 수행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발췌본에는 그가 지휘관들에게 이렇게 지시하며 일종의 '복명복창'을 요구했다고 묘사했다.
밀리는 이 복명복창을 '선서'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와 CNN등 미국 주류 언론은 밀리 의장의 이 같은 행위 설명을 통해 역으로 트럼프의 위험성, 불안정성, 예측불가성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보수언론 폭스뉴스는 같은 내용을 전하며 '밀리 의장이 트럼프의 등 뒤에서 적과 내통했다'며 부정적으로 다뤘다.
폭스뉴스 기사에는 밀리 의장이 '반역, 월권, 위법 행위를 했다'는 취지의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