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키스튜디오 제공"섭외 제의 받았을 때 느낌요? '나, 아직 안 늙었구나' 했죠. 하하"
오은영(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의학과 전문의) 박사가 MBC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방과후 설렘'(11월 방송 예정)의 프리퀄 '등교전 망설임'에서 맞춤 솔루션을 제공한다.
'등교전 망설임' 영상은 지난 14일 네이버 NOW에서 처음 공개했다. 이날 영상에서 오 박사는 연습생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오 박사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개성과 매력이 드러날 수 있게끔, 아이들에게 즐거운 경험과 배움의 과정으로 남을 수 있게끔 해주고 싶어 출연 제의에 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오디션 전 과정을 스스로 주체가 되어 해나가도록 돕고 싶다. 참가자들에게 실수를 하더라도 멋지게 해보겠다. 마음껏 해보겠다는 마인드를 심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소속사가 공개한 오은영 박사 일문일답 - 프로그램 섭외 연락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출연을 결심한 계기가 있다면? "이 프로그램 얘기를 듣고 정말 좋았어요. 첫 번째 이유가 "내가 그렇게 많이 안 늙었구나. 나와 이런 프로그램을 같이 하면 재밌겠다"라고 생각해 주신 게 좋았고, 또 하나는 기획의도가 굉장히 좋았어요. 제가 평소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며 늘 아쉽다고 생각했던 점을 보완하는 기획의도라 관심이 가고 좋았어요. '등교전 망설임'이 '방과후 설렘' 프리퀄 형태니까 여기에선 모든 아이들이 하나하나 개성과 매력이 드러날 수 있게끔, 이 아이들에게 즐거운 경험과 배움의 과정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섭외에 응하게 됐죠."
- '방과후 설렘' 프리퀄 '등교전 망설임' 출연을 앞두고 어떤 준비를 했는지? 이 프로그램이 주는 의미는? "오디션에 들어가면 여러 가지 면에서 평가를 받을 겁니다. 보통 일반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은 가수가 되어야 하니까 춤, 노래가 중요하지만 '등교전 망설임'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다움, 그리고 이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많이 다룰 생각입니다.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가 돼서 80명이 넘는 딸들에게 이 과정이 인생에서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이 과정을 통해 "내가 한 사람으로 이런 걸 느꼈네, 이런 걸 배웠네, 잘 성장했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아이들과 지내 볼 생각입니다. 힘들어하는 아이가 있다면 격려하고, 좌절하는 아이가 있다면 같이 마음 나누고, 지친 아이가 있으면 힘을 불어 넣어주면서 아이들의 꿈이 사그라들지 않도록, 계속 꿈을 이뤄 나가도록 힘이 되어 주려고요. '제대로 된 어른들은 이런 역할을 해야 하는 구나'하고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첫 출연인데 소감은? "우선 한 사람 한 사람 너무 예뻐요. 이게 걸그룹 오디션 과정이라 그룹으로 하는 게 많은데 애들 분위기도 되게 좋아요. 처음 딱 만났을 때 너무 예쁘고 밝아서 "대한민국 미래가 밝다" 이렇게 생각했어요. 어쩌면 저 같은 기성세대 어른들은 어린 나이인데 어른 비슷한 행동을 하는 거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도 있으실 거예요. 저도 그런 마음이 없었다고는 말 못 하고요. 근데 아이들을 보니까 생각한 것보다 굉장히 열심히 살고 밝고 명랑하고 생각도 깊어요. 일부 어린 나이에 어른들 가요를 부르고 섹시댄스 추는 걸 걱정하시는 분들께는 "아이들이 생각도 깊고 자기 꿈을 이루려는 과정이니 응원과 격려의 마음으로 지켜봐 주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이 아이들을 보면 정말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습니다.
- 스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촬영하면서 연습생들과 있었던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아이들이 저를 정말 많이 가르쳐줬어요. 노래, 춤도 가르쳐 줬어요. 어쩌면 그렇게 포인트만 딱 알려주는지.(웃음) 애들이 속마음도 얘기하고. 그래서 아이들하고 대화하는 게 참 즐거웠어요. 제가 못하는 게 되게 많은데, 아이들이 저를 잘 지도해 주고 있어요.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사람은 언제나 배우고 살아야 하는데, 어른도 아이들에게 배울 게 참 많습니다. 이번에 그런 걸 느꼈어요."
-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하는 연습생들을 보고 "충격받았다"고 말했는데, 심리 전문가로서 연습생들에게 어떻게 마인드 셋을 해주고 싶은지, 이를 통해 연습생들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길 바라는지?
"잘 부탁드립니다는 일상에서 정말 많이 쓰는 표현이죠 그리고 좋은 표현이죠. 인사말로 많이 쓰고요. 이 말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제가 충격적이라고 한 이유는 '방과후 설렘' 참가자들의 나이대에는 굉장히 많은 시도와 이를 통해 경험하고 실수도 하고 그러면서 배우고 성취감도 느끼고 또 약간의 좌절했다가 딛고 일어나기도 해야 돼요. 이 모든 과정은 본인이 주체가 돼서 해나가는 순간이거든요."
"그런데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표현은 본인이 주체가 되는 표현이 아니에요. 나를 뽑아줄 누군가가 주체가 되는 표현이죠. 그래서 아이들이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하는 게 어쩌면 조금 불편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제가 충격을 받았다고 했더니 수많은 관심 있는 분들이 "그걸 그렇게 예민하게 생각하냐"고 하시는데 그런 뜻은 아니고요. 아이들을 "제가 연습한 기량을 펼쳐 볼게요. 기쁜 마음으로 행복하게 하겠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바꿔주고 싶어요."
"걸그룹에 도전하는 이 친구들, 더 나아가 걸그룹 친구들은 평가에 예민할 수밖에 없죠. 근데 이 또래 아이들은 자신의 가치관을 만들어나가는 시기예요. 남의 평가를 그대로 흡수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평가에 그대로 노출된 이 친구들에게 "너는 굉장히 중요해. 너는 매우 중요한 사람이야.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유일한 존재야. 다른 친구보다 노래를, 춤을 못했다고 해서 못난 사람이 아니야. 한 달 후, 6개월 후, 1년 후에는 네가 더 발전할 수 있어. 너만의 특성과 매력, 장점을 통해 네 삶을 창조해 나가렴" 이런 말을 해주고 싶어요."
이 친구들 한 명 한 명이 주는 기쁨과 행복이 굉장히 커요. 재잘거리면서 말하는 걸 보면 녹화 내내 굉장히 행복하거든요. 이 아이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어요. 그렇기에 적어도 '등교전 망설임'에서만큼은 참가자들이 "제가 지금까지 연습했던 걸 펼쳐 볼게요. 제가 실수를 하더라도 한 번 멋지게 힘차게 해 볼게요. 마음껏 자유롭게 해 보겠습니다"라는 마인드를 가졌으면 해요. 참가자들에게 그런 마인드를 심어주고 싶고 그렇게 성장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