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캡처둘째 출산 소식을 전한 방송인 김구라가 이번에도 불편한 방송 태도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는 배구선수 김연경을 포함해 2021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 진출 신화를 쓴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출연해 경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문제가 된 것은 '라디오스타' 진행자인 김구라가 김연경을 비롯한 선수들에게 취한 태도였다. 이날 방송에서 김구라는 반말과 존댓말 그리고 삿대질을 섞어가며 토크를 이끌어 나갔고, 방송 후 이에 대한 시청자 항의가 쏟아졌다.
시청자들은 이전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김구라의 진행 방식을 지적했다. 게스트, 특히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게스트들에 대한 존중 없이 반말로 토크를 이어가고 버릇처럼 삿대질을 하는 언행이 불쾌하다는 비판이었다.
설사 김구라가 이를 통해 독설 캐릭터를 구축해 왔을지라도 인간 대 인간으로 기본적 예의가 없는 언행을 '콘셉트'로 포장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시청자 의식과 눈높이 변화에 맞춰 시대착오적 진행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시청자 길모씨는 "싫으면 보지 말아라? 삿대질, 반말, 굴욕 당하는 초대 '손님' 입장을 생각하자는 것"이라고 꼬집었고 또 다른 시청자들은 "김구라씨 태도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김구라씨 고칠 생각이 없으신 거냐"라고 항의했다.
시청자 의견처럼 김구라의 진행 방식이 문제가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의 선배인 남희석은 지난해 SNS를 통해 김구라의 '라디오스타' 진행을 공개 비판했다.
당시 남희석은 "초대 손님이 말을 할 때 본인 입맛에 안 맞으면 등을 돌린 채 인상 쓰고 앉아 있다"며 "자신의 캐릭터이긴 하지만 참 배려 없는 자세다. 그냥 자기 캐릭터 유지하려는 행위다. 그러다보니 몇몇 어린 게스트들은 나와서 시청자가 아니라 그의 눈에 들기 위한 노력을 할 때가 종종 있다"라고 평했다.
남희석의 비판에 공감하는 시청자들까지 더해져 김구라의 진행 태도는 뜨거운 감자가 됐다. 결국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공식 입장을 내고 "김구라씨는 출연자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다. 우리가 지켜본 김구라씨는 무례한 MC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이 역시 시청자들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지 않고 '김구라 감싸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을 낳았다.
김구라의 진행 태도는 왜 잊을만하면 수면 위로 부상하는 것일까. 한국 사회 내 인권 감수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예능적 재미를 위해 상대를 무시, 비하하거나 혐오하는 표현이 점점 거북해지고 있는 탓이다. '라디오스타'와 반대로 '순한 맛' 예능이 된 '1박 2일'이 시청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구라는 오랜 세월 '라디오스타'를 진행하면서 독보적인 '독설' 캐릭터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더 이상 이를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면 제작진도, 김구라 본인도 스스로 점검해 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