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필모 의원실 제공울산과학기술원(UNIST) 입시에 대한 공정성과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최종면접에서 불합격한 지원자가 다시 합격되거나 내부 직원이 UNIST에 지원한 자녀의 입학 서류를 열람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국회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사진)은 UNIST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서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UNIST는 2021학년도 석·박사 통합과정에 지원한 A씨를 최종면접에서 불합격 시켰지만 이후 다시 합격 처리했다. A씨는 현재 재학중이다.
해당학과 교수들은 면접전형에서 A씨에게 "전공 세부 지식 부족, 면접 내용을 잘 인지 못하고 답변이 부족, 더 준비해서 다음에 지원하면 좋을 것 같다"는 평가를 내렸다.
학과 행정실은 입학팀에 이 같은 결과를 공문으로 송부하면서 불합격 결과를 통보했다.
하지만 입학팀 직원 C씨는 A씨 관련 입시정보시스템(SAP)에 '합격'으로 입력되어있다는 이유만으로 공문은 고려하지 않은 채 최종합격자로 처리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에 위치한 UNIST 전경. UNIST 제공또 UNIST 입학팀장 B씨는 자신의 자녀 입학전형 주요 서류를 열람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접수 마감 기한이 지난 이후 상급자에게 아들의 지원 사실을 보고하고 대학원 입시 업무에서 배제됐다.
하지만 입학팀 C씨는 주요 입학문서 결재라인에 B씨를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자신의 자녀의 서류평가 결과 내용이 담긴 문서를 포함해 6차례 이상 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공문에는 지원자 인적사항과 합격 여부, 종합평가등급, 평가의견 등이 첨부돼 있었다.
UNIST는 지난 3월 자체 감사를 실시해 이 같은 사례를 적발했다. 이 과정에서 SAP 데이터 관리가 부실한 점도 드러났다.
SAP 내 모든 데이터는 합격 여부, 합격 유형을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었다. 변경자나 변경이력, 변경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로그 기록도 남지 않았다.
자체 감사 직전까지 주요 입시데이터가 누군가에 의해 임의로 조작되거나 왜곡될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UNIST 측은 "A씨의 입학 자격 판단 여부에 대해 "학생의 입학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확인된 만큼 취소 시 민사배상 및 학생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지도교수도 A씨의 연구능력이나 학업 수행 전반에 대체적으로 만족한다"고 해명했다.
입학팀 직원의 입학문서 열람 건에 대해 UNIST 측은 "입학 업무를 맡은 B씨와 C씨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결정했다"고 답했다.
또 "SAP 데이터에 접근 기록이 자동으로 남도록 시스템을 수정 보완했다"고 덧붙였다.
정필모 의원은 "현재까지 어떤 경위로 지원자 정보가 바뀌었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등 입시 관리가 허술하게 이루어져 왔다"며 "최종면접에서 떨어진 다른 지원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고 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UNIST는 입시 결과의 조작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입시과정 전반에 대한 점검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