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박중석 기자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당원 증가 현상을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모처럼 보수정당 지지자가 늘고 있는 호남이 직격탄을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 5월 31일부터 9월 27일까지 전국에서 입당 원서를 낸 26만 5952명 중 1만 175명이 호남지역 신규 당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직전 4개월(1183명)보다 8.6배 증가한 수치로, 전남(3348명)의 경우 19배나 늘었다.
광주(3552명)와 전북(3275명)도 각각 17.3배, 4.1배 증가했다.
이같은 지지세에 힘입어 국민의힘 광주·전남·전북도당은 최근 위원장 직무대행과 조직위원장 임명하는 등 조직 구성을 마쳤지만 지난 4일 윤석열 전 총장의 '위장 당원' 발언으로 비상이 걸렸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위장 당원들이 (최근) 엄청 가입을 했다는 것을 여러분도 들으셨죠"라며 "우리가 정신을 차리고 확실하게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 정권교체를 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고 그게 시작"이라고 말했다.
통상 호남이 여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것을 감안했을 때 호남지역 신규 당원 입장에서는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이다.
이전과 다른 분위기를 바탕으로 일찌감치 대선 체제를 본격화하려던 지역위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은 반응이다.
국민의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지난 전당대회 기준 호남이 전체 당원의 0.8%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고무적인 상황으로, 호남을 비롯한 전국적인 당원 증가는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위장 당원 발언은 이같은 상승세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발언이다"고 지적했다.
천 위원장은 이어 "상식적으로 다른 정당 지지자가 국민의힘 경선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위장 당원을 자처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겠냐"며 "대선 주자라면 설령 다른 당을 지지하더라도 나와 국민의힘을 지지하게 만들겠다는 포부가 있어야지 위장 당원 사례를 언급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