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직을 사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감사패 수여식에서 의원들의 기념 촬영 요청에 응하고 있다. 수원=국회사진취재단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5일 현직이던 경기도지사직에서 물러났다.
공직선거법상 사퇴 시한 보다 1개월 빠른 시점이지만 이미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데다 마지막 고비로 여겨졌던 국정감사도 마무리되면서 대선 본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조기 사퇴 압박에도 지켜낸 지사직…국감 정면돌파는 성공적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도청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약이행율 98%를 달성했다는 기쁜 소식을 경기도민 여러분께 자랑스럽게 보고 드린다"고 밝힌 이 후보는 △도내 불법 계곡 하천정비 △지역화폐 확대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 시행 △청년기본소득 지급 등을 언급하며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광역자치단체 행정이 성공적이었음을 강조했다.
당초 이 후보에 대한 지사직 조기 사퇴 압박은 야권은 물론 경쟁 중이던 여권 주자들 모두에서 나왔다.
최대 인구의 광역자치단체장직을 계속 유지하면서 대선 경선을 치른다는 것이 그 지위를 사유화하는 월권이라는 주장이었다.
이 후보는 지사직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는 논리로 맞섰고, 당 대선 후보가 된 이후에도 당 지도부의 조기 사퇴 권유를 뿌리치고 국감 출석을 결단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터라 자칫 대선 후보를 상대로 한 인사청문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결과론적으로 이 후보의 국감 정면돌파 전략은 성공이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2차례의 기회가 있었지만 국민의힘이 객관적 사실을 기초로 한 압박보다는 무리한 의혹 제기에 치중한 탓에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지방경찰청장 출신인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공개한 돈다발 사진이 의혹 제기와는 무관한 자료로 확인된 것은 국민의힘 전체에 불신의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최우선 과제는 원팀 구성과 대장동 돌파…박스권 탈출도 발등의 불
윤창원 기자이 후보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민주당 원팀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2017년 대선 경선을 치르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과열 경쟁을 한 탓에 아직 앙금이 남아있는 당내 친문 지지층이 올해 경선 과정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반감을 나타냈으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당초 경선 직후 직접 만남을 통해 풀어내려던 이 전 대표와의 관계 개선은 경기도 국감 준비로 1주일 가까이 밀렸지만 지난 24일 회동을 통해 물꼬가 트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신복지는 민주당의 연구 결과이고 저도 이 정책에 대해 안 된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이 전 대표의 대표 공약인 신복지를 계승할 뜻을 밝혔다.
친문 당심을 이끌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도 26일 오전 11시로 잡히면서 원팀 구성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후보와 문 대통령의 회동이 몇몇 후보자의 중도 사퇴로 인해 이뤄진 이 후보의 단독과반을 여전히 인정할 수 없다는 일부 강성 지지층에게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여야 4자대결 조사에서 이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출마할 경우 37.3% 대 31.1%로 6.2%p 앞섰지만, 홍준표 의원이 출마할 경우에는 34.9% 대 35.6%로 오히려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1 대 1 구도를 형성하고는 있지만 민주당은 이미 후보가 정해졌고, 국민의힘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동력이 필요한 셈이다.
민생·제도정비로 중도 표심 잡는다…巨與 민주당도 입법으로 지원
국회사진취재단원팀 구성을 마친 후 대선 행보의 방점은 중도 표심 공략이 될 전망이다.
부동산 실정 등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정권교체 여론'으로 표출되고 있는데다, 보수 야권에게도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중도층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기존의 중점 정책 공약이던 기본 시리즈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손실보상 강화, 대장동 사태로 분노한 민심을 달랠 개발이익 완전 환수제 등에도 무게를 실을 계획이다.
과반의석 거대 여당인 민주당도 이 후보를 뒷받침하기 위해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는 이제 단순한 대선 후보가 아니라 민주당의 후보"라며 "이 후보가 당선되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 수 있는 지에 대한 청사진을 후보와 당이 힘을 모아 국민들께 제시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