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중학교와 부속 초등학교가 우수 교사를 초빙하기 위해 파격적인 연봉을 내걸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스마트이미지 제공베이징에서 가오티에로 불리는 고속열차를 타고 북서쪽으로 4시간을 달리면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바오터우가 나온다. 여기서 한 시간 가량 차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닿게 되는 도시가 어얼두스시다.
이 어얼두스시에 있는 한 중학교와 부속 초등학교가 파격적인 연봉을 내걸고 우수교사를 초빙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의 양대 명문인 칭화대와 베이징대 졸업자에게 3년간 근무하는 조건으로 1인당 연 50만 위안(세전·약 9천만원)을 지급하고 6년을 근무하면 연봉 60만위안(약 1억1천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중국의 1선도시에서도 대학졸업자들의 월급이 1만 위안(약 180만원)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이 같은 연봉은 눈을 번쩍 뜨게 만드는 조건일 수 있다. 베이징대나 칭화대 졸업생 이외의 지원자에게도 조건에 따라 30~40㎡의 주택이나 연 25만 위안~30만 위안의 정착비를 제공한다. 이들은 엄격한 시험을 거치는 조건이기는 하지만 정년도 보장된다.
고액 연봉을 내 건 이 학교는 2017년부터 매년 30여명을 칭화대와 베이징대에 보내는 네이멍구에서 나름 이름난 명문인 어얼두스 제1중학교와 지방정부 등이 설립한 학교다. 어얼두스 제1중과 지방정부가 학교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고액 연봉을 내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그들 눈에는 북경대와 칭화대 밖에 안보인다', '중요한 것은 인재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아니라 그들을 돌아오게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지역 사범대학은 뭐냐'는 등의 비판이 일고 있다. 하지만 괜찮은 교사 유치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
선전의 중학교 모습. 중국신문주간 캡처중국 남부의 1선도시인 선전에 있는 선전 중학교에서도 고액 연봉을 내걸고 교사를 채용해 논란을 촉발시킨 바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명문대 석·박사 학위자들이 교사 채용에 응했고 지난해에는 세계 최고의 대학을 나온 석박사들이 교수진으로 합류했다. 하버드대 졸업생도 있었다.
선전이야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중국내 최고의 도시니까 그렇다 쳐도 베이징대나 칭화대를 나온 인재들이 고액 연봉에 혹해 5시간이나 떨어진 시골로 내려갈지는 미지수다. 시골이라고 해도 인구가 200만 명이 넘는 꽤 큰 도시이기는 하다.
어얼두스의 학교가 고액 연봉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이 도시의 1인당 GDP가 중국내 모든 도시 가운데 4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이유는 석탄 때문이다. 어얼두스는 2000년까지는 별 볼일 없는 도시였지만 석탄이 발견되면서 돈방석에 앉았다.
2000년 이후 석탄이 발견되면서 어얼두스시는 돈방석에 앉았다. 사진은 어얼두스의 노천 석탄광산. 중국신문주간 캡처2019년에 어얼두스의 석탄과 천연가스 생산은 중국 전체의 17%와 15.34%를 차지했다. 2011년에는 어얼두스의 1인당 GDP가 홍콩을 제치고 중국내 1위에 올라섰는데 당시 자산 1억 위안(약 180억 원)이 넘는 부자가 7천명이나 됐다고 한다.
하지만 2011년 하반기부터 석탄 가격이 반 토막 나면서 이 도시도 나락으로 떨어졌는데 지금도 그때 짓다가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촌이 유령처럼 서 있는 곳이 있다. 그런데 올해 중국의 전력난을 불러온 석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다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어얼두스의 천연가스전. 중국신문주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