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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소수자 탄압자 이름을?"…차세대 우주망원경 명칭 논란

미국/중남미

    "성 소수자 탄압자 이름을?"…차세대 우주망원경 명칭 논란

    • 2021-11-03 07:16

    천문학계 일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명칭에 거부감 표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전시 모델. 연합뉴스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전시 모델. 연합뉴스
    허블 우주망원경을 잇는 미국의 차세대 우주망원경이 명칭 논란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발사를 앞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의 이름에 대해 과학계의 반발이 확산 중이라고 보도했다.

    100억 달러(한화 약 11조7천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이 망원경은 천문학계 최대의 관심사다. 지금까지 관측 기술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천체 현상을 규명해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이 망원경에 붙은 제임스 웹이라는 이름에 거부감을 보였다.

    관료 출신인 웹은 196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으로서 미국의 아폴로 계획 추진에 공헌한 인물이다.

    문제는 웹이 NASA 이전에 국무부 차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미국 정부가 성 소수자 공무원 수천 명을 탄압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해리 트루먼 행정부는 '동성애자는 반공 의식이 투철하지 않다'는 근거 없는 이유로 성 소수자 공무원들을 해고했고, 이 과정에서 웹도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주장이다.


    애들러 천문대의 루시앤 워코위츠 등 학자 4명은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어메리칸'에 망원경의 이름을 수정해야 한다는 공동 의견서를 발표했다.

    차세대 망원경은 향후 20년간 천문학 관련 논문과 기사 제목에 등장할 것이고, 이에 따라 웹의 이름도 함께 언급될 텐데 이 같은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최근에는 1200명에 달하는 천문학자들이 망원경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과학계 일각에선 19세기 남북전쟁 이전 북극성을 좌표로 삼아 흑인 노예를 탈출시켰다는 노예 폐지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의 이름을 망원경에 붙이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다만 NASA는 웹이 동성애자 탄압에 직접 연결됐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명칭 변경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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