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방역당국이 수도권의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평가하면서, 4주차에 접어든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위기를 맞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각종 방역지표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데 우려를 표하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차원에서 방역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수도권 지역에 국한된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 발령여부에 대해선 "상황이 더 악화되면 검토할 수 있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방대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전국적인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높음'으로 평가하면서 수도권은 '매우 높음', 비수도권은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특히 전체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의 80% 이상이 집중돼 있는 수도권의 병상여력 등이 빠르게 줄고 있다며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중대본을 중심으로 필요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 집중하고 있는 조치는 의료대응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병상이용을 효율화하는 부분, 수도권·비수도권의 병상을 공동활용하는 부분들, 병상과 인력·장비를 확대하는 부분 등"이라며
"신속한 추가접종과 접종 확대 등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의 발생격차 등이 현격한 점을 들어 수도권 지역에 한해서만 비상계획이 발동될 수도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이 부분은
중대본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해서 제가 오늘 단정적으로 말씀을 드리기는 좀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22일 오전 서울역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오늘 0시 기준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827명으로 위중증 환자는 515명, 사망자는 24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3298명(치명률 0.79%)으로 늘어났다. 이한형 기자또한
"중대본의 논의,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의 검토 등을 통해 말씀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다만, 전문가들이 위험도를 평가할 때 현재는 비상계획을 발동할 단계는 아니지만 계속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는 비상계획 적용을 검토해야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방역조치를 최대한 강화하고, 또 개개인이 방역수칙을 보다 더 철저히 지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그런 지적이 많이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전날 열린 일상회복 지원위의 방역·의료분과위원회 회의가 '긴급평가'의 성격도 지니고 있었다는 점도 밝혔다.
정 본부장은 "긴급평가라는 것은 정례적인 평가 중간 중간에 필요하면 평가를 하겠다는 의미가 있었다"라며
"어제 평가에서 수도권이 '매우 높음'으로 평가가 되었기 때문에 일종의 긴급평가 성격도 일부 감안해서 주간평가를 진행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저희 방대본과 중수본(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의료분과위원회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그때그때 긴급평가를 실시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오늘 발표드린 주간평가는 어제 그런 상황을 고려해
주간평가 겸 긴급평가의 성격으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이한형 기자앞서 방역당국은 매주 진행되는 주간평가와 단계적 일상회복의 다음 단계 이행여부를 결정하는 단계평가 외
'중환자병상 가동률 75% 이상' 등 위험도가 높은 비상상황에서는 긴급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방대본은 긴급평가의 요건으로 △중환자실 병상가동률 75% 이상 도달 시 △주간평가 결과, 위험도가 '매우 높음'인 경우 △4주간 단계평가 결과가 '높음' 또는 '매우 높음'인 경우 △그 外 방역의료분과위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방대본 또는 중수본이 판단한 경우 등을 제시했다.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전날 오후 5시 기준 83.3%(694병상 중 578병상 사용)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서울은 보유병상 345개 중 293개가 차 가동률이 85%에 육박하고 있는 상태(84.9%)다.
서울시는 이날 정부가 내린 '병상확보 행정명령'과 별개로 374개의 추가병상을 더 확보해 총 800여개 병상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