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흉기 난동이 벌어진 인천의 한 빌라. 연합뉴스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을 놓고 경찰의 부실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함께 출동한 남성 경찰관도 사건 당시 현장을 이탈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5일 오후 5시 5분쯤 인천 논현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남경 A경위는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 3층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 당시 빌라 내부로 들어갔다가 다시 밖으로 나왔다.
당시 A경위는 신고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신고자인 B(60대)씨와 빌라 밖에서 대화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만 해도 빌라 3층에는 B씨의 아내와 20대 딸, 여경인 C순경이 있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빌라 4층에 있던 주민 D(48)씨는 3층으로 내려와 B씨 아내의 목 부위로 흉기를 휘둘렀다. 그러자 C순경은 현장 대응 대신 1층으로 내려가는 쪽을 택했다. 그는 피해자에 대한 구조 요청을 위해 현장을 벗어났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빌라 밖에 있던 A경위도 비명을 듣고 B씨와 함께 빌라 내부로 진입했다. 하지만 1층으로 내려오던 C순경과 만난 A경위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3층으로 올라가지 않고 C순경과 함께 빌라 밖으로 나왔다.
이후 공동 현관문마저 잠겼고 다른 주민이 문을 열어준 뒤에야 이들은 빌라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피해자인 B씨와 그의 딸은 D씨와 몸싸움을 한 끝에 가까스로 그를 제압했다.
하지만 사건은 이미 벌어진 뒤였다.
지난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선 40대 피의자. 연합뉴스이전까지는 C순경에게 비난이 쏟아졌지만, 확인 결과 A경위도 현장을 이탈한 것이다.
경찰은 A경위가 현장을 이탈한 이유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경위가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C순경과 함께 밖으로 나간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경위나 이유 등은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동 당시 A경위와 C순경은 각각 권총과 테이저건을 소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B씨의 아내는 목 부위를 흉기에 찔려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뇌경색이 진행돼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