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삼가고분군. 경남도청 제공단편적인 기록 말고는 제대로 된 역사서를 남기지 못했고 작은 소국으로 홀대 받았던 고대왕국 '가야'. 고대 삼국(고구려·백제·신라)과 견주어 독립적인 정치 세력을 유지하고 문화를 영위한 고대국가였다는 점이 죽음의 공간 '고분군'을 통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경남의 가야 유적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합천 삼가 고분군이 국가 문화재로 승격 지정됐다. 경상남도 문화재로 1974년 지정된지 47년 만이다.
경상남도는 서부경남 대표 가야 유적지인 합천 삼가 고분군이 국가사적으로 지정 고시됐다고 24일 밝혔다. 도내 가야 고분군으로는 18번째, 가야 전체 유적으로는 33번째 국가 문화재 지정이다.
삼가 고분군은 1~7세기 조성된 330여 기의 고총고분이 분포하는 경남 내륙지역의 중심 고분군이다.
합천 삼가고분군. 경남도청 제공합천 삼가면 양전리·동리·일부리에 걸친 구릉에 있다. 면적만 53만여㎡에 달하는 경남 가야유적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삼가 고분군에는 가야 초기의 널무덤(목관묘)에서부터 덧널무덤(목곽묘), 돌덧널무덤(석곽묘), 돌방무덤(석실묘) 등 가야 존립 시기 동안 고분 변천 과정이 확인된다. 서부 내륙 합천지역에 존재한 가야국의 성립·성장·발전·소멸의 전 과정을 잘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뛰어나다.
또한 5세기 중엽부터 6세기 중엽의 다수의 매장부가 연접해 확장된 구조의 삼가식고분의 존재와 분포, 여러 가야의 고분 축조 기술과 유물 등이 확인된다는 점에서 남강을 배경으로 한 서부경남의 가야문화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삼가 고분군은 1974년 도 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1981년과 2009~2014년 도로공사에 따른 두 차례의 구제조사만 이뤄졌을 뿐 좀처럼 학술조사의 기회를 얻지 못해 그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없었다.
합천 삼가고분군. 경남도청 제공이에 도는 합천군과 협력해 '가야유적 학술조사 지원사업'과 '도 지정 문화재 보수정비사업'으로 세 차례 학술발굴 조사와 학술대회를 열었고, 이를 통해 삼가 고분군의 학술 가치가 밝혀짐에 따라 도 기념물 지정 47년 만에 국가사적으로 지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도는 합천 삼가고분군의 현상 변경 기준안 마련과 종합정비 계획 수립을 통해 가야역사 문화권 조성의 주요 자원이 될 수 있도록 복원 정비와 활용에 노력할 방침이다.
합천 삼가 고분군의 국가 사적을 기념하는 행사는 문화재청 주최로 다음 달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