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의 정치적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총회에서 터져 나온 갈등을 어떻게 봉합할지 중요하다. [앵커]
한국교회총연합이 2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5차 정기총회를 개최했지만,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한교총은 정관개정안을 놓고 갈등을 표출하면서 결국 총회를 중단했습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한국교회총연합 제5차 정기총회가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한교총은 정관개정안과 통합추진위원회 설치 등 중요한 안건을 하나도 다루지 못하고 정회했습니다. 또 속회 개최 여부도 정하지 않아 당분간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총대들은 회무가 시작하자마자 정관개정안을 놓고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교총은 상임회장단과 임원회의를 거쳐 3인 공동대표회장 제도를 1인 대표회장 제도로 바꾸는 안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관개정안을 총회에 상정했습니다.
하지만 총대들은 정관 개정은 한교총 정신의 근간이라며, 시간을 갖고 차분하게 논의하자고 주장했습니다. 또 정관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모든 총대에게 알리고, 기존 정관과 개정한 정관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자료를 만들어 배포해야 한다며, 자료의 부실함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영훈 목사 /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
"정관을 개정하면 기존안 A, B 개정안 이렇게 대조표가 나와야지, 이렇게 두루뭉술하게 뭐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딱 하나 알 수 있는 건 대표회장은 1인으로 한다, 그건 이해가 되겠습니다."
논란이 이어지자 의장을 맡은 공동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대표회장단 회의를 해보겠다며, 20분의 1차 정회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제4회기를 끝으로 임기가 끝나는 신평식 사무총장의 연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한교총 사무총장 임기는 4년 단임이었지만, 임원회의를 통해 연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평식 사무총장의 연임을 결정했지만, 일부 총대들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사무총장 임기 문제는 시행세칙에 해당하기 때문에 정관개정처럼 총회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사안은 아니라는 게 상임회장들의 설명입니다.
지형은 목사 /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
"세칙이나 제규정은 임원회에서 최종 의결합니다. 총회에서 의결하는 게 아니에요. 총회에는 보고만 하는 겁니다. 그런데 사무총장 단임이냐 연임이냐 이거는 헌법 정관 사안이 아니에요. 밑에 있는 세칙이나 규정에 관한 사안이에요."
총대들은 정관개정안만 뒤로 미루고, 통합추진위원회 설치의 건 등 다른 안건을 처리하며 총회를 진행하자고 했지만, 소강석 목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회를 선언했습니다.
한교총 공동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정치력을 발휘해 최대한 빨리 속회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소강석 목사 / 한국교회총연합 공동 대표회장
"이대로 계속 두면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끝도 없어요. 이거는 제가 정치적 작업을 해야 되는데 그것은 절대 누구를 죽이고 무시하고 이런 게 아니라 전체가 서로 수긍할 수 있도록 그런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창립 5년을 맞은 한교총. 보수 연합기관의 대표로서 정치적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정선택 영상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