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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읽기]여수, 한해 시작과 끝 모두 국가산단 사망사고

전남

    [판읽기]여수, 한해 시작과 끝 모두 국가산단 사망사고

    [편집자 주]

    전남노컷 대표 이슈 해설 코너 '판읽기'가 특별기획 <전남 동부권 2021 결산 및 2022 신년 구상>을 마련했습니다. 올해 분야별 결산, 순천과 여수, 광양, 고흥, 보성, 구례 등 6개 시군 결산과 신년 구상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두 번째 순서로 2021년 한해 동안 여수 지역 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주요 사건을 정리했습니다.

    감전·폭발 등 여수산단 안전사고 이어져…사망자 대부분 하청·비정규직
    한재사거리 다중추돌 사고로 5명 숨져…사고 반복 뒤에야 안전 대책 시행
    현장실습 중 위험한 잠수작업 해야 했던 故 홍정운군 소식에 전국적 '공분'

    ▶ 1부 사회, 경제, 문화, 관광 등 분야별 결산
    ①2021년 순천, 초유의 '낮술금지'부터 시청 압수수색까지  
    ②여수, 한해 시작과 끝 모두 국가산단 사망사고
    (계속)
    올 한해 전남 여수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울한 지역경제 만큼이나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여수국가산단. 여수시 제공여수국가산단. 여수시 제공
    화학공장이 밀집해 작은 사고에도 지역민을 불안하게 하는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는 새해 열흘 만에 30대 근로자가 숨졌습니다.
     
    여수산단 내 한 석탄 유통업체에서 일했던 이 근로자는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에 끼여 2시간 30분 만에 구조됐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숨진 근로자는 하청업체 직원으로 30㎝ 폭에 불과한 비좁은 공간에서 정비작업을 하다 변을 당했습니다.
     
    사고 당시 기계 전원을 완전히 끄지 않은데다 현장에는 숨진 근로자를 포함한 협력업체 직원들만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원청의 관리·감독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해당 업체는 앞서 수차례 안전사고가 발생한 곳으로, 끊이지 않는 사고에도 안전에 소홀했다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이어 6월에는 여수산단 협력사 직원이 도시락배달 차량에 치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7월 20일 여수 서교동 한재사거리에서 탁송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과 차량을 잇달아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수시 제공지난 7월 20일 여수 서교동 한재사거리에서 탁송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과 차량을 잇달아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수시 제공평소에도 교통사고가 잦았던 한재사거리에서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해 시민 5명이 숨졌습니다.
     
    7월 20일 서교동 한재사거리에서 한 탁송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과 신호대기 중인 차량을 잇따라 들이받아 5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습니다.
     
    이 탁송차는 불법 개조한 화물 적재칸을 이용해 허용중량을 넘긴 완성차 5대를 싣고 가다 사고를 냈습니다.
     
    운전자는 중량을 초과해 차량을 실으면서도 고박(고정)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숨진 5명 가운데 3명은 여수시 노인 일자리 보조사업(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참여자로, 횡단보도를 건너다 참변을 당했는데 참여자로 선정된 뒤 기뻐하며 주변에 알렸던 사연이 전해지면서 장례식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사업 참여자로 선정된 이후 오전 8시부터 3시간 동안 사흘 걸러 하루 꼴로 일하고 한 달에 27만 원을 받았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여수시를 상징하는 파란색 조끼를 입고 거리에서 쓰레기를 줍고 잔디를 뽑는 등 공공근로를 하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던 중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했습니다.
     
    한재사거리에서는 이에 앞서 3월에도 브레이크가 고장난 5톤 화물 트럭이 인근 시설물을 충격해 운전자가 크게 다쳤습니다.
     
    지난해 2월에는 5톤 카고 트럭이 사고를 일으켜 4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사고가 수차례 반복된 뒤에야 관계 당국은 한재터널에서 한재사거리까지 1.9㎞의 구간에서 4.5톤 이상 화물차량과 건설기계의 통행을 제한하고 과속단속카메라 및 신호기 등 속도저감시설 설치에 나섰습니다.
     
    8월 4일에는 여수산단 내 올해 세 번째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산단 내 한 석유화학 공장에서 전기판넬 점검을 하던 20대 직원이 감전 사고로 숨진 겁니다.
     
    현장에서 즉각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회생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습니다.
     
    9월에는 여수산단 내 다른 석유화학 업체의 프로판 저장탱크 검사 작업자가 호흡 곤란으로 사망했습니다.
     
    살아있는 갓난아기를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린 비정한 엄마가 검거돼 지역사회를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습니다.
     
    20대 미혼모 A씨는 9월 12일 낮 12시쯤 미평동의 다세대주택 화장실에서 홀로 출산한 여자아기를 산 채로 쓰레기봉투에 담아 거주지 인근에 몰래 버렸습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하루 만에 A씨를 검거했고 다행히 아기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씨는 주변에 임신 사실을 숨겨왔으며 양육에 부담을 느껴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전남 여수에서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위층 이웃에게 흉기를 휘둘러 4명을 사상하게 한 A씨가 지난 9월 29일 오전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박명신VJ전남 여수에서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위층 이웃에게 흉기를 휘둘러 4명을 사상하게 한 A씨가 지난 9월 29일 오전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박명신VJ같은 달 27일에는 이보다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덕충동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남성이 층간소음에 불만을 품고 위층에 사는 이웃 일가족 4명에 흉기를 휘둘러 40대 부부가 숨지고 숨진 부인의 부모가 크게 다쳤습니다.
     
    특히 살해된 40대 부부는 여수 엑스포장 인근에서 밤늦게까지 치킨집을 운영하며 착실하게 살아왔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부부가 일과를 마치고 씻고 잠이 들 시간 아래층에 사는 30대 B씨가 거칠게 문을 두드렸고 이윽고 층간 소음으로 평소 불만을 품고 있던 B씨는 미리 준비해온 흉기를 휘두리기 시작했습니다.
     
    자수한 B씨에 의해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엔 부부가 숨지고 부인의 부모도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숨진 부부의 자녀 2명은 범행 당시 방 안에 있어 화를 면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밤늦게 쿵쿵거리는 발소리가 들려 위층으로 올라가 말다툼 끝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10월 6일에는 특성화고 3학년 학생이 현장실습 중 위험한 작업을 하다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여수의 한 요트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고(故) 홍정운군은 7톤 급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 등을 떼어내는 잠수작업을 하다 물에 빠져 숨졌습니다.
     
    현장실습협약서에 담긴 홍군의 업무는 서빙·보트 선체 관리·조종·파손 부위 응급 처치 등이었지만 미성년자나 비전문가가 해서는 안 될 위험한 잠수작업을 한 겁니다.
     
    해당 업체 대표는 홍군에게 당초 협약서와는 다른 위험한 잠수작업을 지시한 것도 모자라 2인1조로 잠수를 해야 하는 기본적인 안전수칙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군의 소식은 전국적인 공분을 자아냈고 이를 계기로 현장실습 중단 및 직업계고의 학교 교육과정 정상화에 대한 목소리가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수 공장 화재영상. 소방청 제공여수 공장 화재영상. 소방청 제공여수산단 내 사망사고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도 이어졌습니다.
     
    12월 13일 오후 1시 40분쯤 여수산단 내 이일산업에서는 탱크 상부에서 유증기 회수 장치 설치를 위해 나사를 체결하던 중 폭발이 발생해 노동자 3명이 숨졌습니다.
     
    숨진 3명 모두 하청업체에서 고용한 일용직 노동자이며 경찰은 공장 관계자를 입건하고 작업지시서에 포함되지 않은 용접이나 망치질 작업 중 불꽃이 발생해 폭발했을 가능성 등을 조사 중입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노동계에서는 근래의 모든 중대사망사고는 위험의 외주화를 통한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집중되고 있다며 누더기가 된 중대재해 처벌법을 기업살인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묻는 법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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