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사진 왼쪽). 정훈(사진 오른쪽). 롯데 자이언츠올해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롯데의 행보는 아직 잠잠하다.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롯데 선수는 손아섭(33)과 정훈(34)이다. 두 선수 모두 롯데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롯데는 4년 전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은 경험이 있다.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36)가 4년 총액 80억 원에 삼성으로 떠났다. 이후 롯데는 포수난에 시달리며 고전해야 했다.
다행히 손아섭은 4년 총액 98억 원에 눌러 앉혔다. 당시 손아섭은 리그 최정상급 타자이자 롯데의 간판이었다. 2017시즌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5리(576타수 193안타) 20홈런 25도루 장타율 5할1푼4리로 맹위를 떨쳤다. 롯데 역사상 두 번째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손아섭은 2017년 이후 두 번째 FA 권리를 행사한다. 2010년 이후 꾸준히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은 4년 전 FA 때에 미치지 못했다. 타율은 3할1푼9리(542타수 173안타) 3홈런 11도루 장타율 3할9푼7리로 타격과 주루에서 힘이 빠진 모습이었다.
손아섭은 FA 4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올해 연봉을 5억 원으로 대폭 낮췄다. 타 구단과 원활한 FA 협상을 위한 삭감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B등급 FA 손아섭의 보상 규모는 직전 연도 연봉 100%와 보호 선수 25명 외 보상 선수 1명 또는 전년도 연봉 200%다.
롯데는 손아섭과 재계약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만 33세로 에이징 커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14년간 롯데에서 활약한 '원클럽맨' 손아섭에게 프랜차이즈 스타에 걸맞은 합당한 대우도 고려해봐야 한다.
정훈은 만 34세 늦깎이 FA다. 올해 처음으로 FA 자격을 취득했다. 2006년 육성 선수로 현대(현 키움)에 입단했지만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채 방출됐다. 2010년 롯데에 육성 선수로 영입되면서 1군 데뷔를 했고, 2루수와 외야수를 거쳐 주전 1루수 자리를 굳혔다.
정훈은 올해 정규시즌 135경기에 나서 타율 2할9푼2리(486타수 142안타) 14홈런 79타점 OPS .818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와 두 자릿수 홈런을 올렸다. 타격과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연봉 1억 원을 받은 정훈은 보상 규모가 낮은 C등급으로 분류됐다. 보상금은 직전 연도 연봉의 150%인 1억 5000만 원으로 엄청난 금액은 아니다. 정훈이 이적할 경우 롯데는 보상 선수를 받을 기회도 없기 때문에 신중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