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정부가 인공지능(AI), 5G·6G, 첨단바이오,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수소, 첨단 로봇·제조, 양자, 우주·항공, 사이버보안 등 10개 분야 기술을 '국가 필수전략기술'로 지정했다. 오는 2030년까지 선도국 수준의 기술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22일 오전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제20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 필수전략기술 선정 및 육성·보호전략'을 의결했다. 국가 필수전략기술 지정 작업은 기술 패권 시대 국익의 관점에서 우리나라가 반드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기술 우선순위를 설정하고자 진행된 것이다.
현재 미국·중국·유럽·일본 등 주요 기술 선진국은 10개 내외의 전략 기술을 선정해 국가 연구 역량을 집중하는 방안을 세우고 있다. 미국의 '무한 프런티어 법'(Endless Frontier Act), 중국의 14차 5개년 구획 등이 대표적이다.
국가필수전략기술로 지정된 10개 기술. 정부 제공정부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개별 이슈에 대응하면서 육성 중인 세부 기술이 5천여 개에 달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정된 정부 R&D 투자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국가 필수전략기술을 선정했다.
선정 기준은 △전략적 중요성 △경쟁력 확보 가능성 △정부 지원의 시급성 등이다. 정부는 선정 과정에서 산업·연구 현장의 전문가 평가와 관계부처 간 정책 협의 등도 거쳤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최고 기술국 대비 60~90%에 머물고 있는 국가 필수전략기술의 기술 역량을 2030년까지 90%까지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국가필수전략기술로 지정된 10개 기술. 정부 제공
또 해당 기술을 △선도형(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5G·6G) △경쟁형(인공지능, 첨단로봇·제조, 수소, 사이버보안) △추격형(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등으로 분류하고 맞춤형 전략 방향을 짜기로 했다.
선도형 기술에는 민간 혁신 활동이 집중적으로 지원된다. 경쟁형 기술 분야에서는 도전적 연구개발(R&D)을 통한 신속한 기술 확보와 상용화에 주력한다. 추격형 기술은 공공주도의 개방 협력을 기조로 중장기적 육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해당 기술 R&D는 예비타당성조사 간소화를 추진하고 기술개발 인센티브도 강화하기로 했다. 도전적 목표달성 R&D도 적극적으로 권장된다.
정부는 국가 필수전략 기술 육성과 보호를 수시로 점검하기 위해 장관급 '국가필수전략기술 특별위원회'(가칭)를 신설하기로 했다. 기술별 R&D 로드맵과 상세 종합전략은 민관합동 기술별 협의회를 통해 구체화하기로 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전략을 통해 미래 국익을 좌우할 필수전략기술 분야에 국가역량을 결집, 대체 불가한 독보적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함으로써 기술주권 확보라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