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카드 PBA-LPBA 챔피언십' 16강전에서 퍼펙트 큐를 달성한 박정근. PBA생업을 포기하고 프로당구(PBA)에 도전했던 전 치킨집 사장님이 꿈에 그리던 1부 투어 진입에 성공한 데 이어 값진 선물을 받았다.
박정근은 3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NH농협카드 PBA-LPBA 챔피언십' 남자부 16강전에서 퍼펙트 큐를 달성했다. 조건휘(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2세트 1이닝에서 15점을 한번에 몰아친 것.
이번 대회 첫 퍼펙트 큐로 박정근은 상금 1000만 원을 받았다. 'TS샴푸 퍼펙트 큐'는 매 투어 세트제 경기(남자부 128강, 여자부 16강부터)에서 0점에서 한 큐에 점수를 몰아쳐 세트를 따내는 첫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박정근은 이날 1세트를 내준 뒤 심기일전해 2세트에 나섰다. 1이닝부터 15점을 몽땅 치면서 반격에 성공한 것은 물론 퍼펙트 큐로 달콤한 보너스까지 받았다.
너무 흥분한 것일까. 박정근은 퍼펙트 큐의 기세를 잇지 못하고 3, 4세트를 조건휘에 내주면서 16강 진출은 무산됐다. 그러나 무명이었던 박정근은 이번 대회 퍼펙트 큐 수상자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사실 박정근은 PBA 진출까지 간단치 않은 사연이 있었다. 5년 6개월간 치킨집을 운영했다 PBA 출범 이후 프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생업을 포기한 것. 치킨집을 폐업한 박정근은 생계 유지를 위해 배달과 클럽 당구 레슨을 병행하며 버텼다.
고진감래일까. 박정근은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였던 지난 시즌 2부인 '드림 투어 6차전' 우승으로 올 시즌 1부 투어 진출을 이루게 됐다. 여기에 개인 최고인 16강 진출과 퍼펙트 큐에 따른 1000만 원의 상금까지 잊지 못할 대회가 됐다.
박정근은 "마지막 1점이 제일 떨리는 순간이었다"면서 "훈련을 많이 못해서 마음 편하게 임했는데 운이 좋았다"고 벅천 소감을 전했다. 이어 "PBA가 생기고 프로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로 치킨집을 그만뒀다"면서 "클럽에서 당구 레슨도 하고 배달 알바로 생계를 유지해 주변에서 많이 걱정했는데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특히 전날이 생일이었다. 박정근은 "어제 생일이었는데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았다"면서 "2022년 호랑이 해의 기운을 받아 앞으로 4강을 넘어 결승까지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