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1월 8일 시작한 '수요시위'가 30주년을 맞은 5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서 1525차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한형 기자'일본군성노예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진정한 사죄를 할 때까지 요구할 것"이라고 외쳤다.
5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30주년 기념 1525차 수요시위를 열고 "위안부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이 평화로에 맨몸으로 서서 시작한 평화시위가 30년이 지났다"고 밝혔다.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일본 총리 방한을 계기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적극 알리기 위해 시작된 수요시위는 이날로 30주년이 됐다. 그동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활동가들은 '일본 정부의 진정어린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며 매주 수요일 정오 시위를 이어왔다.
정의연은 "30년 동안 이름조차 없던 희생자와 억울한 피해자는 당당한 생존자, 인권운동가가 됐다"면서도 "일본 정부는 진정한 사죄와 반성은커녕 역사를 지우고 피해자들을 모욕하며, 평화비 철거와 설치방해를 노골적으로 감행해 왔다"고 지적했다.
1992년 1월8일 시작한 '수요시위'가 30주년을 맞은 5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서 1525차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한형 기자코로나19로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위안부 피해 생존자 할머니들은 영상편지를 보내왔다. 이옥선 할머니는 "우리는 강제로 한국땅에서 끌려가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데 일본은 사과를 안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용수 할머니는 "매주 수요일에 나와서 여러분을 만났는데 (오늘은) 코로나 때문에 나가지는 못했다"며 "이제는 ICJ(유엔국제사법재판소)를 넘어서 유엔 고문방지협약을 통해 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의연에 따르면 현재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13명이다.
기존 수요시위는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진행됐지만 최근에는 소녀상과 1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시위가 열리고 있다. 보수성향 단체인 '자유연대'가 2020년 5월 말부터 종로경찰서 집회 신고 접수처에 '불침번'을 서며 수요시위 장소인 소녀상 앞을 선점해왔기 때문이다.
이날도 수요시위 현장 바로 옆에서는 보수성향 단체인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이 집회를 열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사기" "정의연 해체" 등을 외쳤다. 지나가던 시민이 수요시위 진행자를 향해 소리치자 경찰이 이를 제지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수요시위를 마치고 외교부 앞까지 행진했다.
1992년 1월 8일 시작한 '수요시위'가 30주년을 맞은 5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서 1525차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한형 기자앞서 이날 오전 정의연 등 5개 단체가 모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피해자지원단체 네트워크'는 "수요 시위장의 폭력과 혐오를 방치한다"며 인권위에 경찰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고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은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같은 날에도 수요시위 행사는 소녀상 앞에서 열리지 못하고 연합뉴스 앞으로 밀려서 한다"며 "1년 넘게 극우세력이 수요시위 현장을 '알박기 집회신고'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저들(극우세력)은 일본군 성노예제 자체를 부정하고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트워크는 보수성향 단체들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얼굴을 마스크로 만들어 쓰며 모욕했고, 수요시위 참여자들에 대해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