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스튜디오 159에서 열린 "CES2022 LIVE" 혁신기업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대선 관련 온라인 여론을 주도하려는 이른바 '선플 운동'에 조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6일 확인됐다.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졌다는 입장이지만 자칫 '여론 개입' 비판을 부를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온다.
이날 CBS 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조직본부 실무자 110여 명이 모여있는 텔레그램방을 만들어 홍보성 댓글 달기 운동, 이른바 '선플운동'을 해왔다. 이들 중엔 의원 1명과 파견된 당직자들과 보좌진들도 포함돼 있다.
해당 채팅방에서 '우리가 언론사가 되어야 합니다', '기사 선플, 공감에 참여하겠습니다', '악플엔 비공감 우리 선플엔 공감' 등의 구호와 함께 기사 링크가 걸리면, 채팅장 구성원들이 해당 기사에 댓글을 달고 '공감'과 '비공감'을 누른다. '우리가 언론사가 되어야 한다'는 구호는 평소 이 후보가 외쳐온 말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 "잘못한 게 없어도 잘못했을지 모른다는 소문으로 (기사가) 도배된다"며 "우리가 언론사가 돼야 한다. 우리가 왜곡된 정보를 고치자"고 말해왔다.
채팅방에서는 댓글을 단 이후 "완료" 보고도 이뤄진다. 댓글 단 숫자를 알 수 있도록 첫 번째 사람은 '완료1', 두 번째 사람은 '완료2' 같이 뒤에 숫자를 붙인다. 이런식으로 하루 두 개 정도의 기사에 각각 40개에서 50여 개 정도의 댓글을 단다고 한다.
민주당의 댓글 운동이 불법은 아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처럼 조작 프로그램(매크로)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조직적인 댓글 달기 운동은 위법하지 않다. 또 공직선거법은 선대위 구성원 등 선거운동원을 비롯한 일반인의 온라인 상시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있어, 선거법 위반도 아니다.
다만, 당 내부에선 공당의 조직이 직접 '댓글 달기 운동'에 나서는 것이 '여론 개입'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댓글 수와 공감 수에 따라 그 기사의 주목도가 판별되는 만큼, 여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반인들이 해당 기사를 접할 때 선거운동에 의한 댓글인지,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올린 댓글인지 구분할 수 없는 점도 여론 개입 가능성의 우려를 키운다.
실제로 지난 4일 해당 채팅방에서 링크가 걸린 K매체의 한 '단독' 기사에는 기사 출고 후 12시간 동안(오전 4시부터~오후 4시까지) 8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들의 절반 정도가 민주당 선대위 조직본부의 손을 탄 셈이다.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들 중에서는 "원팀의 시너지를 기대합니다(ykk1***)", "역시 이재명!!!(mokp***)", "이재명은 합니다 이재명은 됩니다 이재명 대통령!(silv***)"등 이 후보에게 긍정적인 댓글들이 눈에 띄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당 내에서는 더 적극적인 '댓글 달기'를 주문하는 등 성과 압박 분위기도 있다고 한다. 한 선대위 실무진 A씨는 "'왜 댓글을 많이 안다느냐'는 식의 압박이 있다"며 "완전히 자발적이지 않은 부분도 있지 않나란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선대위 조직본부 상황실장을 맡은 민병덕 의원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자발적으로 한 선플 운동"이라고 댓글 달기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몇 천 명도 아니고 소수가 모여 온라인 상에서 선거운동을 한 것이다. 선거운동원들이 선거운동 차원에서 한 것으로 법적인 문제도 없다"고 설명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조직본부에서 자발적으로, 자체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댓글 달기 운동을 한지 몰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