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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세 여성의 따뜻한 연대…뮤지컬 '스핏파이어 그릴'

공연/전시

    [노컷 리뷰]세 여성의 따뜻한 연대…뮤지컬 '스핏파이어 그릴'

    대학로 서경대 공연예술센터 스콘1관에서 2월 27일까지

    엠피엔컴퍼니 제공엠피엔컴퍼니 제공"창살 없는 창문 바람의 노래 소리 / 작은 마을 길리앗 눈 감고 숫자를 세 / 밤하늘 새하얀 달빛 거대한 세상 / 두려워도 괜찮아 다시 한번 시작해"(극중 넘버 '달무리' 中)

    막이 오르면 작은 마을 길리앗의 유일한 식당 '스핏파이어 그릴'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때 호황을 누렸던 채석장이 폐업하자 마을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식당에는 주인 '한나'가 덩그머니 앉아 있고 이 곳을 찾는 이는 한나의 조카인 '케일럽'과 케일럽의 아내 '셸비', 보안관 '조', 수다쟁이 이웃 '에피' 정도다. 그런데 5년간 복역한 후 갓 출소한 '퍼씨'가 이곳을 찾으면서 어두침침한 길리앗은 조금씩 빛으로 나아간다.

    '스핏파이어 그릴'은 1996년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동명의 영화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2007년 국내 초연한 후 14년 만에 다시 관객을 만났다.

    한나, 셸비, 퍼시는 연대하면서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고 치유한다. 한나는 아들에 관한 비밀을 간직한 채 씩씩한 척 살아 왔고, 셸비는 가부장적인 남편 케일럽의 그늘 속에서 기죽어 지냈다.

    엠피엔컴퍼니 제공엠피엔컴퍼니 제공퍼씨 역시 모종의 이유로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후 '살인자'로 손가락질 받는다. 하지만 그는 길리앗 주민들에게 자신이 출소한 사실을 숨기지 않고 내면의 상처도 고백한다.

    솔직하고 용기 있는 퍼씨 덕분에 한나와 셸비는 애써 감췄던 아픔을 조금씩 드러내고, 퍼씨 또한 이들과 소통하면서 상처를 치유받는다. 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깃드는 것과 동시에 유령도시 같았던 길리앗에도 점점 활기가 돈다.

    세 여성의 따뜻한 연대에 윤기를 더해주는 건 무대와 넘버다.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길리앗은 밤에는 새하얀 달빛, 낮에는 붉은 태양빛으로 물든다. 서사와 등장인물의 심리상태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하늘 빛깔은 이 작품의 힐링 포인트다.

    포크송을 기반으로 한 넘버는 시골 마을의 자연 풍경을 담은 무대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기타와 만돌린, 바이올린, 첼로, 콘트라베이스, 아코디언 등 다양한 현악기가 조화된 어쿠스틱 감성의 음악은 길리앗의 숲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배우들의 연기는 각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퍼씨 역은 유주혜와 이예은, 나하나가 연기한다. 한나 역은 임선애와 유보영, 셸비 역은 방진의와 정명은이 맡았다.엠피엔컴퍼니 제공엠피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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