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위해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소방관 3명이 순직한 경기도 평택 화재 사고 현장은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건물 1층 냉동창고 내부가 화재로 크게 훼손돼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남부경찰청 평택 화재사고 수사본부는 10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 6곳과 함께 5시간가량 합동감식을 실시했다.
이날 감식팀은 건물 지상 1층 냉동창고를 중심으로 전기와 소방 등 설비 여부를 확인했다. 또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자 잔해물도 수거했다.
앞서 지난 5일 화재 발생 당시, 작업자 5명이 건물 1층에서 바닥 미장 작업을 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지상 1층이 발화지점으로 지목됐었다.
현재 1층 냉동창고 내부의 우레탄폼은 모두 불에 탄 상태이며, 천장과 벽면은 강한 화염으로 패인 자국이 여럿 발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영향으로 콘크리트 파편들도 바닥에 다수 쌓여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건물에서는 LPG 가스통 등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인화성 물질이나 전열기구도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오는 11일 추가 감식을 통해 2층을 비롯한 건물 상층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1층을 위주로 감식을 진행했고, 내일은 상층부 등을 조사해 화재 원인을 분석할 예정"이라며 "최종 감식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평택 냉동창고 공사 화재 현장을 조사 중인 합동 감식팀. 연합뉴스이와 함께 경찰은 공사 과정에서 불법사항이 있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시공사와 감리업체, 하청업체 등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공사 관련자들을 출국 금지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불이 난 공사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유해·위험방지계획 심사에서 "지상 4층에서 배관 절단 작업 시 화재 위험이 있어 불티 비산 방지포·소화기 비치 및 화재감시자 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사장 측은 일주일 뒤 비산 방지포 등을 마련했는데, 경찰은 공단의 지적 사항이 이번 화재 원인과 관련됐는지를 살펴볼 방침이다.
지난 5일 발생한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 연합뉴스앞서 지난 5일 오후 11시 45분쯤 평택시 청북읍에 위치한 이 냉동창고 신축공사장에서 불이 났다.
불길이 잡히지 않자 소방당국은 같은 날 자정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작업을 벌였다. 이어 7시간여 뒤인 지난 6일 오전 7시 10분쯤 대응 1단계를 해지했다. 그러나 잠잠해졌던 불길이 다시 커지며 같은날 오전 9시 20분 대응 2단계를 발령,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건물 2층에 투입됐던 소방관 3명이 실종됐다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소방관들은 "건물 5층에 작업자 3명이 있었다"는 구조요청을 받고 현장에 투입됐다.
불은 발생 19시간여 만인 지난 6일 오후 7시 20분쯤 완전히 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