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창민의 두 번째 미니앨범 '데블'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13일 오후 2시 열렸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2004년에 정식 데뷔해 올해로 18주년을 맞은 동방신기의 메인 보컬. 데뷔 20주년을 코앞에 둔 중견 가수이자 탄탄한 실력으로 좋은 반응을 들어 온 그였지만, 최강창민은 대부분의 답변에서 조심스럽고 신중했다. 칭찬을 들을 때는 쑥스러워했고, '제 생각'이라는 단서를 자주 붙였다. 그럼에도 앨범에 대한 자신감만은 포기하지 않았다. "조심스럽지만" 동시에 "저 나름대로의 자신감"이 담긴 게 바로 이번 앨범이다.
13일 오후 2시, 최강창민의 미니 2집 '데블'(Devil) 발매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동방신기 유노윤호가 MC를 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타이틀곡 '데블'의 뮤직비디오가 최초 공개됐다. 첫 번째 미니앨범을 내고 나서 1년 9개월 만에 내는 신보였다.
최강창민은 "굉장히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라 사실 더 열심히 공들여서 준비해봤고, 저희 SM엔터테인먼트가 2022년에 발매하는 첫 앨범인 만큼 새로운 한 해의 첫 번째 주자로 제가 선을 끊을 수 있게 돼서 참 너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설렌다"라고 말했다.
'뭔가를 포장하기보다는 내 안의 매력을 보여주기'. 최강창민이 솔로 활동에서 일관되게 갖고 가는 방향이다. 그는 "제 안에 분명히 쿨함도 있을 것이고, 편안함도 있을 것이고, 많은 분들이 공감 못 할 수도 있지만 섹시라는 것이 있을 수도 있다. 조금 성숙된, 한 남자의 자연스러운… 농후해져 가는 저의 매력을 다채롭게 보여드리고자 했다"라며 "전체적인 앨범 콘셉트는 '쿨 앤 섹시'가 아닐까. 제 안에도 쿨과 섹시가 있다"라고 밝혔다.
최강창민 '데블' 콘셉트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이번 앨범은 R&B, 록, 라틴 팝 등 여러 장르를 망라했다. 지난 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SM타운 콘서트에서 최초 공개한 '피버'(Fever)는 유영진 프로듀서와 여러 상의를 거친 후 작업한 곡이다. 최강창민은 "파워풀한 에너지가 새해 시작을 알리는 활기와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해서, 무게감 있고 힘 있는 퍼포먼스도 준비했다"라고 소개했다.
프로모션 비디오로 공개한 '매니악'(Maniac)은 사뭇 다른 분위기의 곡이다. 최강창민은 "뮤지컬스럽고 키치한 락 테이스트 곡이다. 타이틀곡('데블')과는 전혀 다른 곡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영상도 위트 있고 재치 있게 촬영해 봤다"라고 전했다.
최강창민이 가사를 쓴 '에일리언'(Alien)은 첫눈에 반한 이성을 우주에서 처음 만난 외계인에 빗댄 흥겨운 미디엄 팝 댄스곡이다. 그는 "가성부터 중저음까지 보컬 레인지를 좀 넓게 표현할 수 있는 곡이다. 다이내믹한 놀이기구를 탄 듯한 느낌을 받게끔 해서 신나게 작업했다. 제목이 '에일리언'인 만큼 인상적이고 색다른 목소리를 표현하기 위해서 이펙터와 오토패닝 등 여러 가지 효과도 써봤다"라고 설명했다.
어쿠스틱 기타 소리가 매력적인 라틴 팝 장르의 '더티 댄싱'(Dirty Dancing)은, 최강창민의 표현을 빌리자면 "성숙미"와 "농염한 매력"이 느껴지는 곡이다. 그는 "많은 작사가에게 제한 없이 다양하게 의뢰했는데, 상대와 춤을 추며 가까워지는, 뜨거운 호흡을 서로가 느끼면서 정열적인 춤을 추는 모습을 연상하며 가사를 작업해 주신 것 같아 곡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리게 완성됐다"라고 만족했다.
그러면서 "제가 '농염함'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곡에서 느껴지는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잘 전달되도록, 제 안에 아마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섹시해 보일 수 있는 허스키한 목소리를 끌어모아서 해봤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기자간담회 사회는 같은 동방신기 멤버인 유노윤호(오른쪽)이 봤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에어플레인 모드'(Airplane Mode)는 이지 리스닝 팝 곡이다. 최강창민은 "워낙 많이 쏟아지는 정보와 소통 속에서 잠시 벗어나서 혼자만의,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조용히 보내고 싶다는 내용이다. 비행기 탔을 때 에어플레인 모드로 해 놓으면 방해받지 않을 수 있다. 힘을 빼고 나른하게 들을 수 있다. 잠시나마 여행 가는 기분에 젖어들 수 있게끔 도와드리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타이틀곡 '데블'은 스웨덴의 아티스트이자 프로듀서인 알렉스 루노가 발표한 동명의 곡을 리메이크한 결과물이다. 무게감 있는 아카펠라 사운드가 듣는 이를 압도하는 슬로우 R&B 곡이다.
최강창민은 "저의 파워풀한 보컬이 이 곡에 스며들게 작업하면 좋은 곡이 탄생하지 않을까. 유영진 프로듀서가 저의 보컬색이 잘 드러나도록 섬세하게 디렉팅해주고, 편곡을 추가해 좀 더 웅장한 분위기로 작업해봤다"라며 "고음이나 애드리브도 화려하게 펼쳐져서 녹음이 쉬운 곡은 아니지만 굉장히 멋진 곡이 나오지 않을까 확신하며 재미있게 작업했다"라고 말했다.
'데블'의 가사 작업도 최강창민이 참여했다. 그는 "유영진 프로듀서는 제가 작사 경험도 있으니 솔로 앨범 타이틀곡 작사 도전해보는 게 어떠냐고 하셨다. 제가 (가사를) 썼다고 해서 저희 회사가 우호적으로 하는 회사는 아니다. 많이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감사하게도 좋게 봐주셔서 채택해주셨다. 원곡은 치명적인 악마를 표현했지만 저는 악마의 속삭임에 굴하지 않고 나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담으면 더 멋질 거 같아서 그런 메시지를 담았다"라고 부연했다.
최강창민은 타이틀곡 '데블'과 수록곡 '에일리언'의 작사에 참여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타이틀곡으로는 '피버'와 '데블'이 경합한 끝에 '데블'로 확정됐다. 최강창민은 "곡 자체에서 느껴지는 긴장감, 압도할 수 있는, 듣는 분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매력을 가진 곡이 저는 개인적으로 '데블'이었다. 회사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해서, 정말 살을 깎아내는 고통과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 '데블'로 선정했다"라고 답했다.
1년 9개월 만에 나오는 앨범. 전작과의 차별점을 질문하자 최강창민은 "제작 의도가 '차별점을 둬야지' 이건 아니었다, 솔직히"라면서도 "첫 번째 솔로 앨범을 들어봤는데 창법이나 이런 것들이 약간 창피하고 쑥스럽고 이땐 이런 게 조금 부족했구나 하는 게 절로 느껴지더라. 그런 면에서는 전 작업물보다는 더 성숙된 작업물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자평했다.
이어 "첫 미니앨범은 정해진 시기라는 게 사실 있어서, 그 시기에 맞추다 보니까 곡 선별과 작업에 조금은 제한이 있었던 것 같다. (이번엔) 정말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작업해서 한 곡 한 곡 심혈을 기울인 노력이, 곡을 들으면 곳곳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걸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강창민은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수트가 점점 진화해서 다양하게 변하더라. 그것처럼 제 안에서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고, 다양한 보컬을 들려드릴 수 있다는, 조심스럽지만 저 나름대로의 자신감이 있다. 보컬의 변화무쌍함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며 "트렌디한 가창법을 등한시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그걸 배워가야 점점 빠르게 흘러가는 대중가요 흐름을 따라가고 리드할 수 있는 그룹이 되지 않을까"라고 바라봤다.
폭발적인 고음을 힘들이지 않고 뽑아내는 비결이 있냐는 질문에 최강창민은 "힘들다. 많이 힘들다"라며 웃었다. 그는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너무 감사드리는데, 곡 작업할 땐 음 이탈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런 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기피하지 않고 최대한 정면으로 부딪쳐서 연습하고, 무대에서는 긴장하지 않은 척, 힘들이지 않은 척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가수 최강창민. SM엔터테인먼트 제공자신의 매력 포인트로 고음을 짚어준 반응을 두고는 "너무 감사드린다. 제 앨범뿐 아니라 동방신기 팀 앨범에서도 (제 고음이) 저희 음악의 아이덴티티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저의 고음은, 감히 말씀드리지만 저만의 고유한 QR코드 같은 게 아닐까"라고 전했다.
이번 앨범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최강창민은 자신이 스포티비의 유료회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유럽축구 중계 예고편에서 제 신곡 '데블'이 저 영상 저 컷에 함께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작지만 원대한 꿈을 한 번 꿔봤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강창민의 두 번째 미니앨범 '데블'은 오늘(13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