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73호 금동삼존불감. 케이옥션 제공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국보 2점을 경매에 내놓는다. 국가지정문화재 국보가 경매에 출품되는 것은 처음이다.
케이옥션은 "오는 27일 열리는 올해 첫 메이저 경매에 국보 '금동삼존불감'(제73호)과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제72호)이 출품된다"고 14일 밝혔다. 추정가는 각각 28억~40억원, 32억~45억원이다.
11~12세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국보 73호 '금동삼존불감'(높이 18cm)은 사찰 내부에 조성된 불전을 그대로 축소한 듯한 형태로, 감(龕) 내부에 석가삼존상을 모신 소형 원불(願佛)이다. 불감은 불상을 모시기 위해 나무나 돌, 쇠 등을 깎아 만든 작은 건조물로 그 안에 모신 불상뿐만 아니라 당시 건축 양식을 살필 수 있는 자료다.
국보 72호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케이옥션 제공 국보 72호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높이 17.7cm)은 6세기 초반 동아시아에서 호신불로 유행한 금동삼존불상이다. 한 광배 안에 주불상과 양쪽으로 협시보살이 모두 새겨진 일광삼존(一光三尊) 양식이다. 작품 광배(光背) 뒷면에 '계미년 11월 정일, 보화라는 이가 돌아가신 아버지 조귀인을 위해 만들다(癸未十一月丁日寶華爲亡父趙貴人造)'라는 명문이 새겨져 정확한 조성 연대를 알 수 있다.
간송미술관의 국보 매각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중된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방책이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구조조정을 위한 소장품의 매각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다시 할 수밖에 없어 송구한 마음이 크다"며 "간송의 미래를 위해 어렵게 내린 결정이오니 너그러이 혜량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간송미술관은 앞서 2020년 5월 소장 보물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 불상 2점을 경매에 출품했다. 각가 15억원으로 시작했지만 유찰됐고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2점을 사들였다. 같은 해 7월에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국보인 '훈민정음해례본'을 100개의 NFT로 만들어 개당 1억원에 발행하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