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피해자 가족 협의회 대표 안모씨는 17일 오전 현대산업개발 측에 대한 비난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유대용 기자HDC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이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사과했지만 피해자 가족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고수습에 대한 미온적인 지원과 현장 밖 사과 등 정 회장의 입장 표명에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피해자 가족 협의회 대표 안모씨는 17일 오전 광주 화정동 사고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회장의) 사과 따위에 관심 없다. 사과를 해도 현장에서 했어야 했다"며 "상황 해결에 책임을 지는 것이 중요하지 고개 몇 번 숙이고 물러나겠다는 것은 가식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피해자 가족 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무리한 구조작업으로 인한 또 다른 희생을 원치 않는다. 소방대원과 수색견, 중장비운용 기술자 및 근로자들의 안전과 충분한 휴식, 안전대책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협의회는 또 "정부는 국가 신인도 하락과 국민의 안전권이 달린 만큼 이번 사고를 대통령 권한으로 다루고 정부가 가진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주변 상인들과 입주자들의 재산상의 피해가 막대한데다 문제 해결에 따른 무고한 시민들의 불편과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만큼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공사로서 이번 사고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현대산업개발의 구조작업 참여 배제를 촉구했다.
협의회는 "현대산업개발이 구조작업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예산투입에 비협조적인 만큼 수습현장에서 이들을 배제해야 한다. 살인자에게 피해자의 치료를 맡기는 격이다"며 "정부 차원에서 전문가 TF를 구성, 신속한 구조작전을 수행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회는 이밖에도 △현대산업개발 차원의 피해자 가족 생계대책 마련 △정몽규 회장 등 사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 등을 요구했다.
정몽규 회장은 앞서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한강로 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