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대선 일정을 중단했던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칩거 5일째인 17일 활동을 재개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심 후보는 "결코 여기서 멈춰 서지 않겠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께 심상정과 정의당의 재신임을 구하겠다"며 완주 의지를 밝혔다.
심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고 칩거 기간 중 느낀 소회와 더불어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우선 "지난 며칠 동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저로 인해 일정 차질을 빚은 모든 분께 용서를 구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국민께 노동이 당당한 나라,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지난 20년 동안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름 혼신을 다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불평등은 더 심해지고 시민들의 삶은 더 나빠지고 있다"고 현상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저 심상정은 불평등 사회를 만들어 온 정치의 일부"라며 "대한민국에 제대로 된 진보정당 하나는 있어야 한다면서 그동안 많은 성원을 해주신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데 대해서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또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비례위성정당 출현 등의 사건에 대해서도 "그 과정에서 진보 정치의 가치와 원칙이 크게 흔들렸다. 뼈아픈 오판에 대해 겸허하게 인정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심 후보는 "더 깊어지고 있는 불평등과 공고히 되고 있는 기득권의 현실 앞에서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정의당의 역할은 더 절실해지고 있다"며 "그 길이 아무리 고되고 어렵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저와 정의당은 국민들의 재신임을 구하겠다"며 △남 탓 △지지율 연연 △원칙 지키지 않기 등 세 가지는 하지 않고, △노동·여성·기후위기 목소리 내기 △금기시 된 사회적 문제의 공론화 △보편적 공통의 가치 복원 등 세 가지는 하겠다고 말했다.
진보정당 간 대선후보 단일화 무산에 대해서는 "지금 불평등과 기후위기 그리고 차별에 맞서 온 그런 진보 시민 제세력 간의 선거연대를 가능한 한 최선의 방법을 도모해서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며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 등이 지난 1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양당의 양자TV토론 합의를 규탄하며 4자후보가 참여하는 방송토론 요구를 주장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후보만 출연하는 TV토론회 추진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키가 작다고 시험장에서 내쫓는 것과 뭐가 다른가. 민주주의에 대한, 다양성과 다원주의를 말살하는 민주주의 폭거"라며 "토론은 방송사에서 주최를 하는 것이지 시험을 보는 사람들이 서로 담합해 출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하면서 경제 상임위만 했다. 과거 경제 전문가가 제 별칭이기도 했다"며 "앞으로 이런 경제정책과 관련된 토론의 기회나 말씀을 드릴 기회를 가지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심 후보는 "제가 머리를 (지금) 여기에 있는 것보다 잘라낸 것이 더 많다. 평생 처음 커트를 해봤다"며 "그런 마음으로 최대한 다 내려놓고 비우고 하겠다. 많이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