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영 김 의원이 투표권 강화법안에 반대한 것을 풍자한 트위터 이미지. 트위터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경일인 '마틴 루터 킹의 날'에 공화당 소속의 한국계 정치인들이 미국 유권자들로부터 조롱받은 일이 뒤늦게 회자되고 있다.
캘리포니아를 지역구로 둔 영 김 의원은 이날 오후 늦게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런 글을 올렸다.
"오늘 우리는 마틴 루터 킹의 삶을 기리며 미완의 작업을 떠올립니다. 킹 박사의 꿈은 우리 나라의 뚜렷한 기둥이며 내가 미국인임을 자랑스럽게 만듭니다."
그러자 그의 글을 비웃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그가 흑인 등 저소득층의 투표 접근권을 높이도록 한 '존 루이스 법안' 등에 반대한 이력을 문제 삼은 글들이다.
법안 명칭에 붙은 고 '존 루이스' 의원은 1960년대 킹 목사와 함께 흑인 인권운동을 벌였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이다.
일부 댓글을 옮기면 이렇다.
▷당신이 투표권 강화법안에 반대한 것은 황당한 일입니다. 그 게 당신이 기념일을 축하하는 방식이군요.
▷당신이 반대한 법안을 알려드립니다. 저소득층 어린이 구제법안, 조지 플로이드 경찰 정의법안, 투표권 강화법안 등.
▷투표권 강화법안에 반대한 당신의 위선은 진정으로 非미국적입니다.
▷백인 극우주의자인 스티브 배넌은 찬성하고 존 루이스는 반대했잖아요.
▷당신은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아시아 문화는 가문을 더럽히지 않는 법을 강조하는데, 참 이상한 일입니다.
공화당 미셸 스틸 박 의원이 투표권 강화법안에 반대한 것을 풍자한 트위터 이미지. 트위터김 의원의 인접 지역구 의원인 같은 당 미셸 스틸 박 의원도 비슷한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남겼다.
"마틴 루터 킹의 날을 맞아 우리는 그의 삶과 유훈을 경배하고 축하합니다. 우리는 킹 박사의 꿈을 넓히고 보존하는 일을 해야합니다."
역시 그녀의 글에도 풍자 댓글 일색이다.
▷당신은 투표권 강화법안을 반대해 놓고 킹 목사의 업적을 기리는 군요. 당신은 위선자입니다.
▷킹 목사가 지지한 모든 것에 반대했잖아요. 킹 목사의 이름을 당신의 입에 올리지 마세요.
이날 두 의원을 저격한 사람들은 모두 백인 유권자들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목격한 한국 동포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뉴욕의 박동규 변호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
부끄러움은 한인동포들의 몫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
타인종 유권자들에게 한인 동포들의 이미지가 겉으로는 흑인이나 타 유색인종들과의 인종 화합과 연대를 말하면서 속으로는 그에 반대하는 '위선자'들로 보이게 될까 두렵고 부끄럽다"고 일갈했다.
이어 "
제발 금년 11월 중간 선거에서는 '같은 한인 이니까 무조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찍자'가 아니라 '같은 한인이라도 정책이 무엇인지 꼼꼼하게 묻고 따진 다음에 찍자'로 바뀌길 바란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