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전모씨. 페이스북 캡처·스마트이미지 제공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건진법사' 전모 씨가 소속된 불교 종파의 사회복지재단 '연민복지재단'에 이현동 전 국세청장 등 유력 인사 다수가 임원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연민복지재단의 대표이사는 이현동 전 국세청장이다. 이 전 청장은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지난 2010년 이명박 정부에서 19대 국세청장을 지냈다.
그러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2018년 3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김대중 전 대통령 뒷조사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으며,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은 상태다.
연민복지재단 이사진의 면면을 살펴보면 '호화 전관'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국세청장이나 세무서장 등 고위 세무공무원뿐 아니라 대형 회계법인 대표를 역임한 인물도 있다.
연민복지재단 등기부등본우선 이현동 대표이사가 오기 전까지 상임이사를 맡았던 박모 이사는 전 공무원연금공단 본부장 출신이다. 박 이사 역시 행정고시 23회에 합격했고, 국민권익위원회와 한전행정부에서 각각 중임을 맡았다.
재단 설립을 이 전 청장과 함께 주도한 임모 이사는 서울 역삼세무서장을 역임한 인사다. 현재 세무법인 이원의 대표세무사로 있는데, 이원은 연민복지재단 설립 당시(2017년) 7억원을 출연했다. 출연기관 중 가장 많은 액수다.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조모 이사는 행정고시 25회 출신이다. 그는 이현동 전 청장의 대학·행시 직속 후배로, 이 전 청장과 마찬가지로 이명박 정부에서 서울국세청장을 지냈다.
또 박모 이사는 한국은행 출신으로, 국내 굴지의 회계법인 삼일회계법인 대표를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한 인물이다. 2014년에는 한국공인회계사회 조세부회장을 하기도 했다.
제일모직 임원 출신인 전모 이사는 현재 한 중소기업의 공동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이외 원모 이사와 최모 이사가 있다. 원 이사는 재무이사로 기록돼 있는데, 건진법사 전 씨의 스승으로 알려진 '혜우스님'으로 일광종의 창시자이다. 최 이사는 일광종에서 총무원장을 맡았던 '도안스님'이다.
결국 연민복지재단의 임원진은 세무당국, 대구, 영남대 등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된다.
이 전 청장과 임 이사, 조 이사, 박 이사(삼일회계법인 전 대표) 네 사람은 모두 국세청에서 일했거나 조세 관련 지식이 풍부한 전문가다.
아울러 전 이사와 박 이사(삼일회계법인 전 대표), 조 이사는 대구 출신이다. 이 전 청장은 대구지방국세청 조사국장을 지낸 바 있고, 국세청장 시절 대구·경북 출신들을 요직에 등용했었다.
그리고 이 전 청장과 박 이사(삼일회계법인 전 대표), 박 이사(전 공무원연금공단 본부장), 조 이사가 모두 영남대 졸업생들이다.
연민복지재단은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에 여러 차례 후원을 했던 건축 전문기업 H사와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의 회사에게서 거액을 후원 받은 복지재단이다.
연민복지재단은 한국불교 일광조계종, 일명 '일광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광종 본산인 충북 충주 일광사와 같은 주소지와 전화번호를 사용하고 있다. 일광종은 대한불교조계종과 무관한 곳이고,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이 아니다. 2018년 충주 세계소방관경기대회에서 소 가죽을 벗기는 행사를 벌였다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자산은 17억원 수준인데, 이중 토지 3억5800여만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