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충전하는 모습. 서울 성동구 제공친환경 흐름에 따라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미래차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하이브리드차가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차는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작동하는 방식이다. 배터리가 탑재돼 있어 내연기관차보다 배출가스 발생이 적다는 점도 강점이다.
업계에서는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친환경차는 총 34만7738대가 판매됐다. 내연기관을 포함한 전체 판매 172만5783대의 20%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22만2869대로 전체 12.9%, 친환경차 가운데 64%를 차지했다. 반면 전기차는 9만6666대(전체 5.6%)를 기록했다.
수출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차는 선전했다. 총 21만2857대가 팔리며 전체 판매 204만8904대 가운데 약 20%, 친환경차 40만6922대 가운데 5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는 15만4071대(전체 7.5%) 수출이 이뤄졌다.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 모델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 기다리는 완성차들. 연합뉴스자동차 업계에서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족,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 여러 불편함 때문에 아직은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친환경 흐름에 내연기관차를 구입하기에는 망설여지고 전기차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은 상황에서 하이브리드차를 합리적인 대안으로 생각한다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전기차가 다양한 차종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내연기관차에 비하면 보조금이나 충전 인프라 문제와 같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전기차가 친환경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중고차 가격이나 기술적인 단계에서 안정적인 하이브리드차 구입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친환경차 중에서 소비자가 구입해서 가장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안정감을 느끼는 차는 하이브리드차로 볼 수 있다"면서 "전기차가 지닌 문제를 해결하기까지는 하이브리드차가 친환경차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자동차연구원도 최근 내놓은 산업동향분석을 통해 당분간 전기차 대세론이 이어질 것을 예상하면서도 친환경성이나 경제성에 대한 재평가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은 탄소중립 관련 제도화에 앞서 자동차의 생산-활용-폐기·재활용 등에서의 종합적인 환경 영향을 평가하는 '전주기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도 도입을 논의 중"이라며 "전주기평가 결과 전기차의 친환경성 우위가 뚜렷하지 않을 경우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주력화 시점을 늦추고 단기적으로 하이브리드차 등으로 수익성을 높이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또 전기차 산업은 친환경이라는 윤리적 가치 이면에 국가와 기업 간 경쟁 요인이 있고 현재로서는 주류 소비자에게 전기차 구매 효용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