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개막식과 폐막식이 열리는 올림픽공원 냐오차오. 올림픽 공식 트위터 캡처다음달 4일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선수가 신장 지역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권탄압이나 홍콩에 대한 강압 통치를 비난한다면 어떻게 될까.
베이징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양슈 부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올림픽 정신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발언, 특히 중국 법률과 규정에 어긋나는 행동도 처벌받게 된다"고 19일 밝혔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따르면 선수들의 발언은 보호되어야 한다.
IOC는 오랫동안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정치적인 언행을 금지했지만 지난해 규정을 개정해 선수가 경기 시작 전에 경기장에서 언론이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정부가 IOC 규정에 반하는 발언을 하자 미국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무부의 민주주의, 인권 및 노동 부문 책임자였던 톰 말리노프스키 민주당 하원의원(뉴저지) 등 민주당·공화당 의원 8명은 20일(현지시간) IOC와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표현의 자유가 절대적으로 보장된다는 점을 즉각적이고도 명확하게 밝히라고 촉구했다.
톰 말리노프스키(오른쪽) 민주당 하원의원 등은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왼쪽)에게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표현의 자유가 절대적으로 보장된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SCMP 캡처IOC가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나 지역 정부가 선수들을 침묵하게 만들려는데 맞서 선수들의 표현의 자유를 확실하게 보장한다는 것이다. IOC은 이들 의원들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았다.
미국 여야 의원들이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선 것은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와 함께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지상 과제로 삼고 이런 중국에 협조적인 IOC에 대한 불신과 불만도 깔려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일부 국가들이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했지만 IOC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해 베이징과 체결한 계약에 인권도 포함돼 있다고 밝히면서도 IOC는 중국의 정치적 변화를 이끌 힘이 있는 곳이 아니라고 강조해 논란이 일었다.
바흐 위원장의 이런 발언 뒤 미국 일부 의원들은 코로나19로 도쿄 하계올림픽을 1년 연기했던 것처럼 중국이 신장에 대한 탄압을 중단할 때까지 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미국의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은 이날 IOC가 중국 정부의 신장 인권 탄압을 방관하고 있다며 면세 지위를 박탈하는 법안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