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배우 유연석, 소녀시대 태연, 코미디언 박성광. 노컷뉴스 자료사진KBS1 주말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당시 무리해서 낙마 장면을 찍다가 결국 말이 사망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연예계에서도 이 같은 가혹한 촬영 방식을 우려하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미디언 박성광은 지난 20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인스타그램 댓글을 통해 "이건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이런 구시대적인 촬영 기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유연석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더 이상 돈과 시간에 쫓겨 동물들이 희생당하는 촬영 현장은 없어야 합니다. 액션 배우의 안전 또한 보장되어야 합니다"라고 썼다.
소녀시대 태연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동물권행동 카라가 KBS에 보낸 공문 사진을 올린 후 "영상을 보기 힘들 정도로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납니다. 그리고 화가 납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저런 식의 촬영 진행을 하다니…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이건 너무 끔찍한 짓입니다. 저 말에게 곧바로 달려가 상태를 확인해주는 사람은 있었나요? 도대체 누구의 발상입니까. 저런 말도 안 되는 식의 촬영 진행은…"이라고 글을 남겼다.
고소영은 해당 촬영 영상을 올린 후 "너무해요… 불쌍해ㅠㅜ"라고 썼다. 전효성은 동물권행동 카라의 '미디어에 출연하는 동물들의 안전을 위한 일반 원칙들' 사진과 "자신의 생을 통해 경주마의 잔혹한 삶을 사회에 드러낸 까미의 비통한 죽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인간을 위해 몸이 망가질 때까지 달리다 고작 서너 살의 나이에 도축되는 경주마의 현실을 되새기며, 경주마의 전 생애 복지 체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라는 구절을 함께 올렸다.
'태종 이방원'은 지난 1일 방송한 이성계(김영철)의 낙마 장면에서 말 다리에 줄을 묶고 90도로 곤두박질치게 하는 방식으로 촬영해 동물학대라는 비판이 일었다. 해당 말이 일주일 후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질타의 목소리가 높았다.
왼쪽부터 배우 고소영, 전효성. 노컷뉴스 자료사진KBS는 지난 20일 공식입장을 내어 "제작진은 며칠 전부터 혹시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준비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면서도 "실제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다. 하지만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말의 건강 상태를 다시 확인했는데,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쯤 뒤에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KBS는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 또한 각종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통해 찾도록 하겠다"라며 "다시 한번 시청자분들과 동물을 사랑하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태종 이방원'의 말 학대 사건이 보도된 이후인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방송 촬영을 위해 안전과 생존을 위협당하는 동물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청원에는 24일 오전 11시 40분 현재 13만 6551명이 동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