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현장 모습. 고상현 기자동거녀를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60대 남성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받았다.
26일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재판장 왕정옥 부장판사)는 동거녀를 살해하고 지인에게까지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 등)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은 임모(61)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지난해 10월 1심 선고 직후 임씨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고, 사건 직후 경찰에 자수까지 했다"며 "1심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다는 원심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 피고인이 강조하는 '자수'라는 사항도 이미 원심에서 고려한 사항"이라며 항소 기각 이유를 밝혔다.
임씨는 지난해 5월 1일 새벽 제주시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A(45‧여)씨를 흉기로 살해한 데 이어 또 다른 아파트에서 B(67)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임씨는 지난해 1월부터 A씨와 동거했다. 임씨는 평소 A씨가 B씨와 성관계를 했다고 의심하며 A씨와 갈등을 빚었다. 임씨는 이 문제로 A씨에게 폭행을 일삼기도 했다.
급기야 사건 당일 A씨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무시하자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했다. 이후 B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찾아가 흉기를 휘둘렀다. B씨는 이 사건으로 중상을 입었다.
범행 직후 임씨는 제주시 한 공원에서 경찰에 "극단적 선택을 할 거 같다. 빨리 잡아가라"며 스스로 신고했다. 실제로 독초를 먹기도 했다. 경찰은 공원에 있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특히 임씨는 지난 2008년 6월 16일 동거녀의 내연남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치는 등 살인미수 전과만 2차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번에는 살인 범죄까지 저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