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동진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일본에 가면 사도섬이라는 섬이 있고요. 그곳에 광산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하여 사도광산. 1600년대 에도시대부터 금 생산지로 유명한 광산인데 일본의 자랑거리죠. 일본이 이곳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추천하기로 최종결정을 했습니다. 하든 말든 상관없다 이러면 좋겠는데 지금 그럴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조선인들이 여기에 끌려가서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죠. 대선 때문에 정신이 없긴 합니다마는 놓치지 말아야할 이슈 오늘 짚고 가겠습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이세요. 경성대학교 도시공학과 강동진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강 교수님 안녕하세요.
◆ 강동진> 네. 안녕하세요. 강동진입니다.
◇ 김현정> 일본의 사도광산, 저는 좀 낯선데 이게 어떤 곳입니까?
일본 정부는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佐渡)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기로 1일 정식 결정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열린 각의(閣議)에서 2023년 세계유산 등록을 목표로 하는 일본 후보로 사도 광산을 추천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bjbin@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인스타그램 @yonhapgraphics 연합뉴스◆ 강동진> 일본 동북지방에 있고요. 우리 동해와 마주보고 있는 니가타현에 있는 섬인데요. 이곳은 에도시대부터 금 생산지로 유명했었어요. 그러나 메이지시대 이후에 금대광산으로, 특히 1896년에 미쓰비시 전범기업이죠. 합자회사가 인수를 하면서 나중에는 국영광산으로 개발이 됐던 곳이고 태평양전쟁 때는 강제동원이 아주 심하게 있었고 또 1935년부터 조선인이 그곳에 징용으로 갔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전쟁기에는 금이 아니라 구리, 철, 아연, 납. 그러니까 전시물자 생산에 집중했던 그런 곳이죠. 최근 역사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 조선인이 1200명 이상,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추정. 강제동원 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그런 곳이고 대부분의 강제동원 당했던 분들이 심폐증을 앓았을 정도로 상당히 중노동과 상당히 생명을 잃을 수밖에 없는 위험한 그런 광산이었습니다.
◇ 김현정> 일본에게는 이게 큰 자랑거리입니까?
◆ 강동진> 금 생산이라고 하는 그런 측면에 있어서는 일본에서도 상당히 중요하고 또 근대기를 이끌었던 광산 중에 하나죠. 사실은 일본은 그 부분은 감추고 싶어 하는 그런 부분이기도 합니다.
◇ 김현정> 직접 현장 다녀오셨다면서요. 교수님.
◆ 강동진> 네.
◇ 김현정> 강제동원의 흔적 같은 게 여전히 남아 있어요? 아니면 그거는 좀 지웠어요?
◆ 강동진> 대부분 다 지워져 있고요. 그리고 또 알고 싶어도 알 수가 없는 정도로 관광지화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기숙했던 주택의 터라든지 일부는 현장에 남아있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전혀 파악을 할 수 없도록 지워져 있습니다.
◇ 김현정> 저희도 지금 사진을 쭉 보여드리고 있어요. 교수님이 직접 가셔서 찍어 오신 사진을 저희한테 주셔서 쭉 보여드리고 있는데 평화롭네요. 평화롭고 저 시설이 1600년대부터, 에도 시대부터 있었다고 생각하면 일본이 지금 내놓고 자랑하고 싶겠구나 이런 생각도 드는 그런 곳이에요. 사도광산. 그런데 우리로서는 이게 한이 서린, 아픔이 서린 역사적 현장이니까 만약에 그런 모습을 세계인에게 알린다면 우리도 유네스코 등재에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 같은데, 지금 일본은 그 모습은 감추고 싶다는 거잖아요?
◆ 강동진> 그 사진 속에서도 사실은 일본이 얘기하는 에도시대까지의 역사는 땅 속에 있어요. 겉으로 드러나 있는, 사진으로 나타나는 현장들은 대부분 근대 이후의 것들이에요. 그러니까 눈으로 보여지는 유형의 유산과 그들이 주장하는 세계 유산으로의 가치가 현재 맞지가 않는 거죠. 그런 상황이고요.
◇ 김현정> 그러면 그들은 근대, 그러니까 우리 조선인들이 강제 노역하고 죽어가던 그 시절은 지금 빼고 문화유산으로 등재한다는 건데.
◆ 강동진> 맞습니다.
◇ 김현정> 에도시대만. 교수님 보시기에는 에도시대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보시는 거예요? 문화유산 등재하는 게.
사도광산 수직갱도 - 강동진 교수 제공◆ 강동진> 그 자체로는 어떻게 보면 충분할 수도 있죠.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유산이라고 하는 건 탄생에서부터 발전기, 활황기, 그리고 또 쇠퇴기, 소멸기까지 전체의 역사가 유산에 다 설명이 돼야 되잖아요. 그런데 일본은 그 앞부분만 갖고 지금 설명을 하려는 거죠. 그러니까 활황기와 쇠퇴기, 소멸기에 있었던 그 상황들은 전혀 지금 숨기려고 하는 거죠. 그러니까 사실은 그 부분에 있어서 역사 왜곡이 발생을 하는 거고 어두운 면은 감추고 밝았던, 금을 생산했던 시대만 드러내려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 큰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동안 일본 내에서도 이건 안 된다. 반대 목소리가 있었던 걸로 아는데 어떻게 이번에 최종 결정이 났습니까?
◆ 강동진>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이죠, 군함도로 유명한 그곳에서 등재된 이후에 여러 가지 어떤 상황 변화가 있었고 일본에서도 이게 이제는 이율배반적인 그런 유산을 일본의 것으로 내놓기에는 문제가 있다라고 하는 반대 목소리가 컸었죠. 그런데 사실은 극우세력들, 지금 특히 니가타현 사도광산이 있는 것도 극우계열로 분류가 되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그 지자체에서는 관광산업의 발전 또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그곳을 세계유산등재 추진을 요구를 했고요. 아마 어떻게 보면 일본 정부가 그 부분에 있어서 굴복을 한 거고 두 번째는 7월 달에 참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우익 계열의 표를 모으기 위한 그들의 어떤 단기적인 술수라고 할 수 있고요. 가장 중요한 거는 어떻게 보면 일본 정부는 수십 년 동안 강제 동원과 관련된 사실을 부정해 왔죠, 역사적으로. 또 교과서에도 국민들 교육도 그렇게 시켜왔어요. 이걸 끝까지 일본 정부로서는 끌고 가야 되는 문제라고 볼 수가 있죠. 인정하는 순간 국민들에게 큰 혼란이 자초되기 때문에 아마 그런 여러 가지 이유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본 정부도 추진을 선택을 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 김현정> 그 7월에 참의원 선거 있는 거 저는 이게 제일 눈에 띄네요. 결국 그때까지 이 우익표 결집을 위해 끌고 가고 싶은 거 아닌가. 어차피 이거 결정되려면 유네스코가 한 1년 정도 심사하잖아요.
◆ 강동진> (최종 결정이) 내년 여름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러면 올여름은 이 이슈 가지고 표를 결집시키고 이득 본 다음에 그다음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네요.
◆ 강동진> 모르는 거죠. 그런 단기적인 아마 술책의 일환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유네스코가 1년 동안 쭉 심사를 하고 나면 등재 시킬 까요? 가능성 어떻게 보세요?
◆ 강동진> 사실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7년 전, 지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 등재 이후에 많은 일이 있었거든요. 가장 여러 가지 이유가 들 수가 있는데 첫 번째는 2015년에 중국에 난징 대학살 이거를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를 시키죠. 그때 일본이 발끈하면서 관련된 회원국이 반대하면 심사를 중단하고 대화를 하고 해결된 다음에 등재하도록 이렇게 제도를 만들어요, 스스로.
◇ 김현정> 난징 대학살을 중국이 올리려고 하니까 그게 싫었던 일본이 회원국 누구라도 반대하면 그거 못 올린다는 걸 스스로 만들었어요?
◆ 강동진> 네. 그래서 우리 위안부 기록물이 등재가 기록유산으로 실패하죠. 그 이유 때문에. 그렇다면 이번 경우는 정반대예요. 자기네 것은 또 할 수 있다고 하는 논리가 사실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는 작년에 유네스코 이코모스(ICOMOS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실사단 현장조사에서 7년 전에 (군함도 징용기록을 포함한) 풀 히스토리를 밝히라고 하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강력하게 유감을 또 발표를 했죠.
◇ 김현정> 군함도.
◆ 강동진> 이런 상황 속에서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쉽게 (등재)되지는 절대 않을 것이고 되지도 않을 확률이 높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일단 확률이 높지 않군요. 설명 듣고 보니까 쉽지 않은 일이네요. 그렇게 안 될 것 같아요. 참 다행입니다.
◆ 강동진> 많은 전 세계인들이 그게 문제가 크다라는 걸 알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우리가 항상 방심하다가 일본이 워낙 로비력이 좋아서 우리가 뒤통수 맞는 경우를 몇 번 경험했거든요.
◆ 강동진> 맞습니다.
사도광산 지하 갱도시설 - 강동진 교수 제공◇ 김현정> 우리가 이런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안심하지 않고 대응을 미리미리 발 빠르게 해야겠어요?
◆ 강동진> 네, 맞습니다. 강제동원의 사실 그리고 또 세계유산 등재를 하려고 하는 기간을 줄이려고 하는 일본의 그런 꼼수라고 그럴까요. 이런 것들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물론이고 학술적으로 끊임없이 반론을 제기하는 세미나나 여러 가지 기부형식의 글이나 방법으로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환기를 시켜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럼에도 만약에 등재가 된다면?
◆ 강동진> 아마 되지 않도록 해야죠. (웃음)
◇ 김현정> 그러면 유네스코 문 닫아야 된다. (웃음)
◆ 강동진> 맞습니다. (유네스코) 문을 닫아야 되고 이거는 국제적인 양심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강동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강동진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