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소방국 트위터 화면 캡처미국 시카고에 유학 중인 20대 남성이 얼어붙은 미시간호수 위를 배회하다 호변에서 운동하던 주민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급기야 응급구조대가 출동해 구조를 벌이는 소동을 빚었다.
시카고 소방국 응급구조대는 4일(현지시간) 오전 7시30분께 시카고 남부 하이드파크의 프로몬터리 포인트 공원 인근 미시간호수에서 24세 남성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시카고 일원에 폭설과 강추위가 몰아쳐 오대호 중 하나인 미시간호수가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 가운데 혼자서 호수 위를 거닐며 풍광을 즐기던 참이었다.
그러나 그를 바라보는 주민들은 혹시나 얼음이 깨지지 않을까 조바심을 냈고 결국 911에 신고, 경찰과 응급구조대가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했다.
목격자들은 문제의 남성이 호변으로부터 300m 이상 떨어진 곳까지 걸어나갔으며 40분 이상 배회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한 목격자는 "한순간 그가 보이지 않아 물에 빠진 줄 알고 가슴이 철렁했다"며 역정을 내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응급구조대원 2명이 고무보트를 가지고 남성에게 다가가 안전을 확인한 뒤 그를 보트에 태워 호변으로 데리고 나온다.
남성은 "호수가 얼어붙은 것을 확인하고 빙판 위를 걸어다녔다. 걸으면서 마음이 편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사이렌 소리를 들었으나 처음엔 나 때문에 출동한 지 몰랐다"면서 "나중에서야 알아채고 호변으로 걸어나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조대원들은 "호수 표면 곳곳에 물이 보이는 곳들이 있었다. 특히 많은 양의 눈이 쌓인 빙판 위를 걷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구조 당국은 "안전한 빙판은 결코 없다. 자칫하다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아시아계로 보이는 남성은 현지 언론에 직접 얼굴을 드러냈으나, 24세 유학생이라는 사실 외 신원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신고된 지 30여 분 만에 호숫가로 나온 남성은 결국 공공질서 문란 행위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한편 비영리 민간단체 '오대호 구조 프로젝트'(GLSRP)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오대호에서 발생한 익사 사고는 총 98건. 이 가운데 미시간호수에서 발생한 사고가 절반에 달하는 47건을 차지한다.
폭스뉴스는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발표를 인용, 미국의 익사 사고 발생 건수는 하루 평균 11건, 연간 약 4천 명에 달하며 익사자 가운데 80%가 남성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