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있다. 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 내부에서 지난 3일 열린 대선후보
4자 TV토론에 참석한 윤석열 후보에 대해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줬다"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당초 윤 후보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 TV토론에 대한 우려가 낮아지면서, 향후 '과잉 의전'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부인 김혜경씨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TV토론 데뷔전 치른 윤석열…내친김에 오는 8일 토론도 출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은 4일 전날 TV토론에 참석한 윤 후보의 활약을 극찬했다. 윤 후보가 당내 경선을 제외하면 사실상 첫 TV토론에 나서는 만큼 일각의 우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민주당 이 후보를 상대로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와의 기세 싸움에 있어 확실히 검찰총장의 힘이 뭔지를 보여줬다"며 "안보 분야에선 전문가적으로 학습을 많이 해서 전문성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윤 후보가 시종일관 차분하고 듬직한 자세로 국가의 지도자다움을 보여준 것"이라며 "상대 후보(이 후보)의 터무니없는 정치공세와 네거티브에도 품격을 잃지 않았다"고 윤 후보를 치켜세웠다.
당 지도부뿐만 아니라 윤 후보의 토론에 대한 당내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선거대책본부 소속 한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윤 후보가 대장동이나 부동산뿐만 아니라 외교, 안보 분야에서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미투 2차 가해 논란으로 김지은씨에 대한 사과 요구에도 부드럽게 잘 대응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토론은 단순히 말을 잘하는 차원을 떠나 태도를 보여주는 게 핵심인데,
지도자다운 태도를 보여줬다"고 했다.
지난해 당내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는 홍준표, 유승민 후보 등을 상대로 16차례에 걸쳐 토론을 펼친 바 있다. 당내 경선은 최종 후보 선출 후 화학적 결합을 감안해 공방의 압박 강도가 본선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게 중론이다.
윤 후보 입장에선 이번 4자 토론이 실전 데뷔 무대나 마찬가지였던 셈인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면서 내부에서도 탄력이 붙는 분위기다. 윤 후보 측은
오는 8일 기자협회가 주최하는 4자 TV토론에도 참석하기로 한 상태다. 토론을 회피하는 듯한 소극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해 상승 추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청약 점수' 오락가락 윤석열, 뼈아픈 실책 지적도…'김혜경 의혹' 총공세
윤석열 국민의힘(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대선후보 토론' 시작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일각에선 상승 분위기 속에서 자칫 돌발 변수가 터질 수 있다며 신중 모드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4자 구도에선 여전히 이 후보와 초박빙 지지율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막판 위기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날 토론에서 윤 후보가 '청약 점수'와 관련해 잘 모르면서도 오락가락 답변한 부분은 대선후보로서 뼈아픈 실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선대본부 소속 관계자는 통화에서 "단순히 '청약 만점'이라는 수치는 모를 수도 있지만, 윤 후보의 군필자 청약 가산점 5점 공약에 대한 부분이면 얘기가 다르다"며
"청약 만점이 100점이냐, 84점이냐, 40점이냐에 따라 가산점 5점이 갖는 비중도 달라지기 때문에 공약을 만들 때부터 윤 후보가 이런 부분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약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이동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일단 TV토론에서 윤 후보의 선방 효과로 약점이 보완되면서 국민의힘은 향후
이 후보 부인 김씨의 '과잉 의전' 진상 규명에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이 후보가 경기지사로 재직 당시 부인 김씨의 전담 공무원을 채용,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은 직권남용과 권리행사방해죄, 공금횡령죄 등이 적용될 수 있다며 연일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 후보 선대본부는 이날만 김씨를 겨냥한 논평을 5개나 쏟아내며 총공세에 나섰다.
언론 보도를 통해 김씨 관련 의혹이 연일 추가로 드러나면서
당 차원에서도 언론 보도와 보조를 맞추며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솔직히 이번 김혜경씨 논란으로 대선의 승패는 이미 결정됐다고 본다"며 "몇천억 단위가 언급되는 대장동 의혹은 잘 와닿지 않지만, 소고기 12만원를 법인카드로 꼼수 결제했다는 건 직관적으로 인식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당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야당이 만들어 낸 게 아니라 당시 직접 피해를 입은 제보자에게서 나온 사안"이라며
"김씨 관련 비리 의혹이 아직 다 나온 게 아니고 추가 폭로가 이어질 것이라라고 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