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시행 둘째날인 지난 4일 서울 송파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전파가 빠른 오미크론 변이에 맞서 기존 PCR(유전자증폭) 검사에서 신속항원검사 중심으로 코로나19 검사 체계의 중심축을 옮겼지만 도입 단계부터 꾸준히 제기된 낮은 정확도에 대한 우려가 쉽게 불식되지 않고 있다.
기존 체계로 감당 가능한 수준 이상의 확진자 폭증이 예상돼 PCR 검사는 '고위험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지만 그 폭이 협소해 감염됐을 시 위험에 취약한 기저질환자 등이 배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신속항원검사 체계를 먼저 도입한 광주, 전남, 평택, 안성 4개 지역의 선별진료소 41곳에서 지난달 26일~31일 동안 시행한 8만4천 건의 신속항원검사 결과 중 양성은 687건이다.
이한형 기자신속항원검사 양성 판정자들을 대상으로 다시 PCR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은 523건, 음성은 23.9%인 164건이었다. 신속항원검사상 양성 판정을 받은 4명 중 1명은 실제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가짜 양성'인 셈이다.
가짜 양성의 경우 방역체계상 큰 위험은 아니지만 문제는 '가짜 음성'인 경우다. 신속항원검사로 양성 판정을 받으면 PCR 검사를 다시 받아 재확인하지만 신속항원검사로 음성이 나오면 이후 추가 조치는 없다. 가짜 음성은 파악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방송인 전현무씨 소속사는 "3일 실시한 총 4번의 신속항원(자가키트) 검사에서 3번의 음성 결과를 확인했지만, 마지막 검사 결과를 통해 양성을 의심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합뉴스이에 따라 실제 확진자이면서도 신속항원검사 상 음성 판정을 받고 자유롭게 활동해 코로나 전파 위험을 키울 수 있어 방역 체계 논의 단계부터 전문가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검사 체계 전환 계획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달 26일 입장문을 통해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 자가 검사로는 20% 미만"이라며 PCR 검사를 더 적극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당시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해외 연구에서도 신속항원검사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 후 초기 1~3일 동안 감염력이 있는 대부분의 환자를 놓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신속항원검사를 무증상 환자에 도입할 경우 '위음성'(가짜 음성)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감염을 확산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특히 지난 2일 이후 전국의 검사 체계가 신속항원검사 중심 체계로 전환되며 부정확한 검사 결과가 향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감염 확산 염려도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미크론 유행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늘어나는 검사 수요를 현재 PCR 역량으로 감당하기는 역부족인 만큼 고위험군에 PCR 검사를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한형 기자하지만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도 현재 PCR 우선 검사 대상자로 설정한 현재 고위험군 범위가 너무 좁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정부가 우선 검사 대상자로 인정한 고위험군은 60세 이상·역학관련자·의사 검사 소견서 보유자·감염취약시설 종사자로 감염 시 위험이 높다고 평가되는 임산부·기저질환자·미접종자 등은 배제돼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0세 이하라도 기저 질환자, 미접종자, 이밖에 중증화가 가능한 의사 소견이 있는 사람들은 우선적으로 PCR 검사를 받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의견에 대해 방역당국 관계자는 "PCR 역량의 한계가 있어 현 고위험군 외 대상자를 모두 검사 대상에 포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배제하는 것은 아니고 향후 검토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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