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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 엉키고 안내 바뀌고…동네병원 코로나 검사해보니

부산

    동선 엉키고 안내 바뀌고…동네병원 코로나 검사해보니

    검사 가능 병·의원 찾기부터 어려워…오후에서야 목록 공개
    검사자-일반 환자 동선 분리, 사실상 불가능
    검사비용 안내도 직원마다 들쑥날쑥
    선별진료소보다 신속한 검사는 장점

    신속항원검사 키트. 이한형 기자신속항원검사 키트. 이한형 기자동네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와 치료가 가능해진 첫날인 3일, 실제로 찾은 병원에서는 일반 환자와 검사자의 동선이 겹치고 안내도 바뀌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부산의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 병원을 찾았다. 이곳은 부산지역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는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35곳 중 한 곳이다.
     
    앞서 정부는 이날부터 진료체계 무게중심을 공공에서 동네 병·의원으로 옮기면서, 60세 이상 등 '유전자증폭(PCR) 우선 검사대상자'가 아닌 사람은 선별진료소나 지정 병·의원 등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받도록 했다.
     
    하지만 검사를 받을 동네병원을 찾는 단계부터 쉽지 않았다. 병원 목록이 올라오기로 돼 있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홈페이지 등에는 이날 오전까지 아무런 안내가 올라오지 않아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다.
     
    부산시에 별도로 문의해 찾은 지정 병원에는 오전 이른 시간대였지만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었다.
     
    병원 입구에 있는 접수대로 가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말하니, 원무 직원이 유증상 여부를 물었다.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답하자, "단순 확인용 검사는 진찰비 외에 별도로 비용 3만 원이 발생한다"고 안내했다.
     
    검사를 위해 병원 안쪽 대기실로 들어가니, 코로나19 검사자 외에 일반 외래진료를 보러 온 부모와 아이들이 소파에 앉아있었다. 그들을 지나쳐 향한 진료실은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동네병원에서도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해진 3일 부산 사상구 선별진료소 앞에 긴 대기 줄이 생긴 모습. 박진홍 기자동네병원에서도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해진 3일 부산 사상구 선별진료소 앞에 긴 대기 줄이 생긴 모습. 박진홍 기자검사에 걸리는 시간은 긴 대기 줄이 늘어선 보건소 선별진료소보다 확실히 짧았다. 의료진은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꺼내 면봉을 코에 넣어 휘저은 뒤, "입구 쪽 접수대 앞에서 대기하라"고 안내했다. 접수부터 검사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다만 공간이 협소한 동네 병·의원에서 검사자 동선 분리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안내받은 대기 장소로 향하며 또다시 진료를 기다리는 부모와 아이들을 지나쳐야 했는데, 그들의 시선이 등 뒤에 꽂히는 게 느껴졌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대기하는 곳 역시 병원을 드나드는 모든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장소였다. 한쪽에 마련된 소파에도 진료를 위한 대기자들이 앉아있어, 동선이 겹치지 않으려면 서 있다가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알아서 피해야 했다.
     
    호흡기 진료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부산 한 병원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접수대로 향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호흡기 진료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부산 한 병원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접수대로 향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잠시 뒤 한 무리의 중년 여성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병원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PCR 검사를 염두에 둔 듯, 신속항원검사 키트로 1차 검사가 이뤄진다는 안내를 받자 일부는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머지 일행은 일반 외래 진료자들이 있는 병원 안쪽 대기실로 향했다.
     
    20분쯤 뒤 의사로부터 '음성' 통보를 받고 검사비를 내기 위해 수납 창구로 향했다.
     
    그러자 직원은 "기관 출입 문제 때문에 검사를 받으신 거냐"라고 물었다. "주위에 확진자가 많이 나왔고, 평소 관공서 출입도 잦아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았다"고 말하자, "검사비를 낼 필요 없이 진찰비만 내면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접수 데스크는 검사 문의 전화가 빗발쳐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진찰비 6500원을 계산하는 사이, 전화기를 든 직원들은 "무증상 검사는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정부와 부산시의 신속항원검사 가능 병·의원 안내 역시 종일 혼선을 빚었다.
     
    이날 하루 부산시가 병·의원을 기존 26곳에서 오전 11시 32곳, 오후 2시 35곳으로 변경 안내하는 사이, 오후에서야 공개된 심평원 홈페이지 목록은 25곳으로 표시돼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는 호흡기 전담 클리닉 35곳은 부산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심평원 홈페이지 목록은 업데이트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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