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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지우학' 감독이 좀비 바이러스 기원을 밝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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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터뷰]'지우학' 감독이 좀비 바이러스 기원을 밝힌 이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이재규 감독
    <상> 인기 웹툰 영상화 과정에 관하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이재규 감독.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이재규 감독. 넷플릭스 제공※ 스포일러 주의
     
    서울 근교의 한 고등학교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 한 학생을 시작으로 원인 모를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진다. 감염된 시민, 즉 '좀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정부는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도시를 봉쇄하기에 이른다.
     
    학교 안팎이 좀비 바이러스로 함락된 초유의 상황에서 온조(박지후), 청산(윤찬영), 남라(조이현), 수혁(로몬)과 친구들은 가장 안전했지만 이젠 가장 위험한 곳이 되어버린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기 시작한다.
     
    2009년 "우리 정서에 맞는 가장 한국적인 좀비물"을 그리고 싶었던 주동근 작가는 학교라는 친숙하고 일상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생존을 향한 사투와 다양한 인간 군상의 심리를 세밀하게 그려낸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을 발표해 큰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2022년 넷플릭스를 통해 오리지널 시리즈로 재탄생한 '지금 우리 학교는'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지난 7일 온라인으로 만난 연출자 이재규 감독에게서 원작을 어떻게 각색하고 연출해 나갔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감독은 큰 틀을 유지하되 사회적인 문제를 강조한 것은 물론, 이를 장르물이 가진 특성에 맞춰 현장감 있게 그려내길 바랐다고 이야기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인기 웹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재탄생하다

    ▷ '지금 우리 학교는'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를 영상화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각색해 나갔는지 궁금하다.
     
    이재규 감독(이하 이재규) : 
    원작 웹툰의 기본 골격이나 큰 사건의 흐름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구체적인 캐릭터나 캐릭터 사이의 관계, 구체적 사건은 원작과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바이러스의 기원이다. 원작은 어디서부터 바이러스가 왔고 좀비가 왜 발생했는지 설명하기 어렵고 굳이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으로부터 바이러스가 기원했다면 막을 수 있는 것도 인간이지 않을까 하는 점을 던진다면 우리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 오리지널 시리즈에는 바이러스가 개발된 계기부터 시작해 전반적으로 '폭력'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보다 부각했다.
     
    이재규 : 
    표면으로 드러나는 이야기가 있다면 또 물밑에서 어떤 이야기가 드러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외면적으로는 '학교폭력'이라는 학교 안의 이야기를 가져왔는데, 나는 학교가 일반적인 사회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교라는 공간 안에는 '어덜트'라는 어른성과 '차일드 후드'라 말할 수 있는 소년성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것들 사이에 대립이 일어날 수 있듯이 우리 사회에도 그런 게 있다.
     
    책임지는 사람과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한 사람도 생각할 수 있다. 학교뿐 아니라 모든 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처음 볼 때는 아이들이 잔인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시리즈를 다 보고 나면 우리 사회와 다르지 않은 지점이 있구나, 나는 어떤 사람이지 생각했으면 하고 바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면 좀비에 물려 좀비가 되는 사람, 귀남과 은지 그리고 남라처럼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극 중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반좀비'가 되는 사람이 나오는데, 이처럼 부류를 세분화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재규 : 
    코로나19 상황을 봐도 10명이 좁은 공간에서 함께 식사해도 누구는 음성, 누구는 양성, 그리고 발병에도 차이가 있다. 이처럼 사람마다 면역체계에 따라 다 다르다. 전통적인 유산과 관습대로 가져가는 좀비가 다수겠지만 좀비 바이러스도 100% 좀비가 되지 못한 돌발적인 상황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야 조금 더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싶었고, 확정된 바는 없지만 차후 시리즈의 확장성도 고려했다.
     
    살아있는 상태에서 좀비가 된 사람이 있다면 우리들은 과연 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어떻게 대처하고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할 것인가가 재밌었다. 이야기가 확장된다면 이런 방식의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인간이라는 대다수 집단, 면역자라는 극소수 집단, 그리고 살아있는 상태에서 좀비가 된 또 다른 극소수, 이들이 가진 본능이나 이해는 다를 것이다. 이 그룹이 부딪히는 걸 통해서 인간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더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고등학교에 나타난 좀비 그리고 학생들의 사투

    ▷ 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인 만큼 그들의 정서나 말투, 실생활 등을 담아내는 것 역시 과제였을 것 같다.
     
    이재규 : 
    그게 제일 어려웠다. 그래서 처음 기획하고 대본을 쓰는 과정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우리 아이들과 주변 10대 아이들은 물론 적지 않은 배우가 고등학생이어서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모니터했다. 리허설할 때도 배우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봤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더 변화무쌍하더라. 배우들이 상당히 많은 도움을 줬다.
     
    ▷ 극한의 상황 속 아이들의 생존 과정과 탈출뿐 아니라 우정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이재규 :
     10대들에게 사랑과 우정은 되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10대를 이야기하면서 우정과 사랑이란 테마를 빼고 이야기하기 쉽지 않을 거 같다. 좀비물이라고 해서 항상 살고 죽는 문제, 쫓고 쫓기는 문제만 다루면 지칠 거 같았다. 실제 아이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고 10대 이야기에서 나올 수 있는 사랑, 우정, 관계에 관한 문제는 좋은 소재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현실이 그렇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 우리 학교는'이 호러나 좀비물 마니아만 볼 수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이 보는 좀비물이길 바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면 학교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카메라 워킹과 편집도 돋보인다. 학생들과 좀비들의 사투가 갖는 현장감과 긴박함을 역동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촬영과 편집 과정에서 어떤 점을 고민했나?
     
    이재규 : 
    좀비가 나타나는 상황을 실제로 겪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정말 극에서밖에 볼 수 없다. 그렇기에 현장감을 느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원테이크(한 번의 컷으로 촬영하는 기법), 롱테이크(한 숏의 길이를 매우 길게 하여 촬영하는 기법)를 많이 활용했다. 이걸 2~3일에 걸쳐 촬영하면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 프리 비주얼라이제이션(Pre-visualization, 사전 시각화 작업)을 하고 스태프와 리허설한 뒤 테스트 촬영을 거쳐 배우들이 다시 드레스 리허설(정식으로 의상과 분장을 갖추고서 하는 마지막 연습)을 한 후 최종 촬영에 들어갔다.
     
    ▷ 학교 도서관에서 청산과 귀남이 맞붙는 액션 신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데, 당시 촬영 과정에 관해 이야기해 달라.
     
    이재규 : 
    도서관 신은 촬영을 5일 정도 했다. 촬영 당시 여러 가지 생각도 많아지고 두려움이 커지던 시기였다. 5일 동안 전문 스태프, 배우들과 힘든 촬영을 이어가며 용기를 얻었다. 많은 스태프가 한 장면을 위해 애쓰는 모습에 나도 많은 감동을 받았다. 배우들도 헌신적으로 임해줬다. 귀남 역의 유인수 배우도, 청산 역의 윤찬영 배우도 끝까지 놓치지 않고 자기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느끼면서 액션을 해줘서 대견하고 고마웠다. 그 과정에서 조금씩 자신감도 얻었고, 이렇게 만들면 재밌는 신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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