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이 1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결승선을 향해 스케이트날을 내밀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 최민정(성남시청)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1000m에서 메달을 따내며 4년 전의 아쉬움을 털었다. 비록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값진 은메달을 따내며 불운의 한을 어느 정도 씻었다.
최민정은 1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28초443로 2위에 올랐다. 이 종목 최강자로 꼽히는 수잔 슐팅(네덜란드)에 불과 0.052초 차로 밀렸다.
하지만 이번 대회 첫 메달을 따내며 남은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최민정은 앞서 500m에서 넘어지는 불상사로 결승에 오르지 못해 메달이 무산됐지만 1000m에서 기어이 메달을 따냈다.
4년 전 평창올림픽 1000m 노 메달의 아쉬움을 씻었다. 당시 최민정은 결승에 올랐지만 마지막 바퀴 주특기인 아웃코스 공략으로 스퍼트를 펼쳤지만 대표팀 동료 심석희(서울시청)와 충돌하면서 메달이 무산됐다. 1500m와 3000m 계주까지 3관왕을 노렸던 터라 아쉬움이 더 컸다.
더욱이 심석희가 이후 고의적으로 최민정과 충돌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마음의 상처가 더 깊었다. 심석희는 평창올림픽 당시 대표팀 A 코치와 최민정의 우승을 막기 위해 고의 충돌을 시사하는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실제로 충돌이 일어나 최민정의 메달은 무산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고의 충돌과 관련한 조사위원회를 꾸렸지만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최민정은 베이징올림픽 1000m 결승에 나서 은메달을 따냈다. 최민정은 결승선까지 두 바퀴를 남기고 특유의 아웃코스를 공략하는 폭발적인 스퍼트를 펼쳤지만 슐팅을 추월하진 못했다. 막판까지 경합을 벌이며 이른바 '날 들이밀기' 경쟁까지 펼쳤지만 0.052초 차이로 금메달이 무산됐다.
최민정은 경기 후 눈물을 쏟아냈지만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에 값진 세 번째 메달을 안겼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김민석(성남시청)의 동메달과 남자 쇼트트랙 1500m 황대헌(강원도청)의 금메달의 기운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