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리그 6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10-5 승리를 거둔 팀 킴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팀 킴'이 또 다시 숙적 일본에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4강 진출의 고비에서 한일 라이벌 대결을 이기는 값진 성과를 냈다.
스킵 김은정을 비롯해 김경애, 김초희, 김선영, 김영미(이상 강릉시청) 등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14일 중국 베이징의 국립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4인조 리그 6차전에서 팀 후지사와를 눌렀다. 9엔드까지 10 대 5로 물리쳤다.
2018년 평창 대회 4강전까지 올림픽 2연승이다. 당시 팀 킴은 준결승에서 8 대 7 승리를 거두고 한국 컬링 사상 결승에 진출해 첫 메달(은)을 수확했다. 리그에서 한국을 이겼던 일본은 정작 중요한 4강전에서 지면서 동메달을 따냈다.
4년 뒤에도 두 팀의 멤버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팀 킴은 평창 멤버 그대로 유지했고, 후지사와 사츠키가 이끄는 일본도 요시다 유리카, 요시다 지나미, 스즈키 유미가 남았고 1명만 교체됐다.
팀 킴으로서는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한국은 1차전 캐나다에 패한 뒤 영국과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꺾었지만 약체로 꼽히는 중국에 덜미를 잡혔다. 14일 오전에는 미국에도 지면서 2연패, 공동 6위(2승 3패)로 밀렸다.
이번 대회 여자 컬링은 10개 국가가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경기해 상위 4개 국가가 4강에 진출한다. 이후 준결승과 결승을 치르는 일정이다. 일본에마저도 진다면 4강행 확률이 극히 낮아질 수 있었다.
더군다나 일본은 4승 1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한국과 경기 전까지 스위스(5승)에 이은 2위였다. 더군다나 한국을 잡은 중국에 이날 오전 10 대 2 대승을 거둔 가파른 상승세에 있었다.
한국 스킵 김은정이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리그 6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하지만 운명의 한일전에서 팀 킴은 다시 힘을 냈다. 이날 오전 미국과 경기를 진 뒤 선수들은 "저녁 (일본과) 경기는 반드시 잡겠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이런 필승의 의지에 일본이 기 싸움에서 밀렸다. 팀 킴은 3엔드에서 김영미의 과감한 샷이 상대 스톤 3개를 제거하는 활약으로 대거 3득점, 4 대 2로 역전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8 대 4로 8엔드에서도 불리한 선공이었지만 역시 김은정이 9번째 스톤을 절묘한 더블 테이크 아웃(한번에 상대 스톤 2개 제거)으로 만들며 일본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잇따라 실수를 범했던 상대 스킵 후지사와는 가까스로 마지막 샷에 성공하며 1점을 따라붙는 데 그쳤다.
9엔드에서는 김영미가 던진 6번째 스톤이 우리 스톤을 맞고 더블 테이크 아웃으로 이어지는 행운도 따랐다. 후지사와는 9엔드에서 마지막 스톤을 어이 없이 날리며 10엔드를 포기하고 백기를 들었다.
한국은 3승 3패로 캐나다, 영국과 함께 공동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숙명의 라이벌 대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한국은 오는 16일 스위스와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