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다닐 알도쉬킨. 연합뉴스"너무 기쁜 나머지 정신이 없어서 그만…"
올림픽 무대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고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과한 선수가 있다.
바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다닐 알도쉬킨이다.
알도쉬킨은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경기에서 노르웨이에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앞서 열린 미국과 준결승에서는 올림픽 신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쳤고 알도쉬킨은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두 손을 높이 들었다.
이를 지켜본 모든 관중과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 알도쉬킨의 양손에서 가운데 손가락만 활짝 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다섯 손가락 가운데 중지만 치켜세우는 행동은 욕설의 의미를 담고 있다. 팀 추월 종목의 메달 레이스는 상대 나라와 직접 겨루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
알도쉬킨은 고개를 숙였다.
알도쉬킨은 은메달 획득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감정적인 행동이었다고 강조하면서 "결승선을 통과한 이후 어떤 행동을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 대회는 나의 첫 올림픽이고 이번에 처음 메달을 땄다"고 해명했다.
이어 "누구에게도 상처를 줄 생각은 없었다. 만약 상처를 받은 분이 있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알도쉬킨과 함께 레이스를 펼친 ROC 선수들과 러시아빙상연맹도 알도쉬킨에게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다며 이해를 구했다. 알도쉬킨의 행동에 불쾌한 기색을 내비친 선수는 눈에 띄지 않는다. 올림픽의 감격이 빚어낸 해프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