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저우. 연합뉴스빈센트 저우(미국)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을 하루 앞두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6위. 베이징 올림픽 단체전 싱글 프리스케이팅 3위(미국 은메달) 등 메달 경쟁자 중 하나였다. 4년을 기다린 올림픽 꿈이 날아가자 저우는 "(싱글 출전 좌절 후) 울었던 횟수를 헤아릴 수 없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저우의 베이징 올림픽은 끝나지 않았다.
저우는 17일 올림픽채널을 통해 갈라쇼(20일) 출전 의사를 전했다. 메달이 없는 갈라쇼지만, 올림픽에 대한 열정이었다. 저우는 16일 격리 해제됐다.
격리 생활은 쉽지 않았다. 특히 자신이 빠진 남자 싱글은 TV로도 지켜볼 수 없었다. 저우는 "경기를 보지 않고, 결과만 챙겼다. 네이선 첸과 제이슨 브라운(이상 미국)의 성적에 매우 흥분된다. 남자 선수들이 이끌어낸 경기 수준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보기에는 감정적으로 힘들었다. 첸과 브라운이 경기를 마치고 빠져나갈 때 매우 기뻤다. 다만 나도 메달을 딸 수 있었다는 생각에 결과를 보기가 힘들었다. 내가 그런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1주일의 격리 기간. 저우는 코치들과 화상으로 만나 훈련을 하는 한편 난생 처음 넷플릭스를 즐기기도 했다. 특히 가수 조쉬 그로반으로부터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 그로반이 커버한 돈 맥린의 '빈센트'가 바로 저우의 쇼트프로그램 음악이다.
저우는 "그로반의 메시지는 행복했고, 큰 영광이었다"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다.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친구들과 연락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며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마지막 올림픽일지도 모른다. 저우도 "내 자신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저우는 갈라쇼에서 그로반의 음악에 맞춰 쇼트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올림픽에서 자신의 이름과 같은 음악으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연기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