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언. 연합뉴스노르딕 복합은 스키 점프와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결합한 종목이다. 흔히 말해 다재다능한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다는 종목으로 '스키의 왕'이라는 애칭도 따라다닌다. 동계올림픽에서 여자부가 없는 유일한 종목이기도 하다. 그만큼 압도적인 신체 능력이 필요하다.
유럽에서는 역사가 긴 인기 스포츠다.
하지만 한국은 노르딕 복합의 불모지였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땄지만, 노르딕 복합 선수가 없었다. 개최국으로서 노르딕 복합을 비워둘 수는 없었기에 선수 찾기에 나섰다.
크로스컨트리 유망주였던 박제언(29, 평창군청)은 2009년 스키점프에 입문했다. 두 종목 경험이 있으니 노르딕 복합에 가장 적합한 선수였다. 1984년 사라예보, 1988년 캘거리 올림픽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였던 아버지 박기호 씨의 설득도 박제언의 마음을 흔들었다. 박제언의 어머니 역시 1988년 서울 올림픽에 필드하키 대표로 출전한 김영숙 씨다.
그렇게 박제언은 노르딕 복합을 시작했고, 2013년 한국 최초이자 유일의 노르딕 복합 선수가 탄생했다.
박제언 인스타그램올림픽 무대는 높았다. 평창 올림픽에서 노멀힐 10km 46위, 라지힐 10km 47위였다. 두 종목 모두 완주자가 47명이었다. 박제언은 평창에서 스키점프 단체전에 4번째 선수로 출전해 투잡을 소화하기도 했다.
첫 올림픽 후 욕심을 냈다. 지난해 1월 유럽으로 건너갔다. 혼자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대한스키협회와 소속팀에서 나오는 훈련 지원비로는 부족했지만, 꿈을 위해 버텼다. 오롯이 노르딕 복합을 위한 유학이었다. 1984년 사라예보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유카 윌리풀리(핀란드)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국제대회 경험도 쌓았다.
박제언은 2021년 콘티넨털컵 랭킹포인트 80명 중 상위 30명 안에 들면서 베이징행 티켓을 손에 넣었고, 두 번째 올림픽에 출전했다. 성적은 노멀힐 10km 42위, 라지힐 10km 44위. 여전히 세계 수준과 거리는 있지만, 분명 평창보다 발전했다.
박제언은 올림픽 전 "이 어려운 종목이 국내에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이 종목을 개척한 박제언이라는 선수가 있었다'라는 것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최초이자 한국 유일의 노르딕 복합 선수. 박제언은 이미 한국 노르딕 복합의 개척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