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고자 인스타그램지난 1월23일(현지시간). 2026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열린 스키 월드컵.
알파인 스키 여자 슈퍼대회전에 나선 소피아 고자(이탈리아)는 큰 부상을 당했다.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손상됐고, 종아리뼈는 골절됐다. 고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무릎을 구부리지 못했고, 스쿼트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활강 금메달리스트 고자의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 여부는 불투명했다. 활강의 공식 연습(12일 시작)까지 고작 3주가 남은 시점.
하지만 고자는 부상을 이겨내며 베이징 슬로프 위에 섰다.
고자는 15일 중국 베이징 북부 옌칭 국립 알파인스키센터에서 열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활강에서 1분32초03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은 1분31초87을 기록한 코린 수터(스위스)가 가져갔다.
출전조차 어려웠던 상황에서 은메달까지 땄다. 유로스포트는 "컴백 스토리 중의 컴백 스토리다. 3주 전 부상을 당하고도 슬로프로 돌아와 은메달을 가져갔다"고 박수를 보냈다.
고자는 "이런 결과를 위해 땀을 흘렸다. 물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나는 최선을 다했다"면서 "코르티나에서 중국으로 향하지 못할 수도 있었지만, 견디고 극복한다면 슬로프에서 스키를 타는 것은 오히려 쉬운 일이었다. 내 자신에게 그렇게 말했다"고 돌아봤다.
재활은 당연히 쉽지 않았다.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까 의문도 생겼다. 하지만 고자는 극복했고, 올림픽 슬로프 위에 섰다. 다만 통증은 올림픽에서도 고자를 괴롭혔다.
고자는 "두려움 속에 훈련했고, 그저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었다.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야 했기에 내 모든 것을 쏟았다"면서 "레이스가 두렵지는 않았다. 그냥 올림픽에 왔으니 즐기자, 모든 것을 쏟자고 혼자 생각했다. 다만 턴을 할 때 통증이 있었다. 끝나고 정말 무릎을 꿇고 쓰러졌다. 정말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시련을 이겨낸 방법은 간단했다. 스스로를 믿었고,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였다.
고자는 "문제가 생기거나 어려움에 봉착하면 항상 다른 시각으로 보려고 한다. 올림픽이 전부라고 하지만, 그것이 내가 누구인지 바꾸지는 않는다. 우리가 하는 일이지, 우리는 아니다"라면서 "바라던 결과가 아니더라도 지금의 자신을 받아들여야 한다. 올림픽 메달에 의해 인간의 가치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스키를 빨리 타지 못한다면 기분이 나빠질 뿐"이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