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를 치켜들은 김대유. LG트윈스"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고 최면을 걸었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 한 마디다. 그 때문일까. LG 좌완 김대유(30)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지난해 프로 데뷔 12년 만에 빛을 봤다.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김대유는 17일 취재진과 만나 "작년에 좋은 결과를 내서 자신감이 붙었다"면서 "올 시즌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18순위로 넥센(현 키움)의 유니폼을 입은 김대유는 SK(현 SSG)와 kt를 거쳐 2020년 LG에 입단했다. 김대유는 2020시즌까지 프로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매 시즌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됐다.
2018년에는 SK에서 방출되는 설움을 맛봤다. LG에서 보낸 첫 시즌 성적도 3경기(2⅓이닝) 평균자책점 23.14로 처참했다.
하지만 김대유는 지난 시즌 64경기(50⅔이닝)를 소화하며 4승 1패 24홀드 평균자책점 2.13으로 LG 불펜의 핵심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활약을 인정받은 김대유는 연봉 4000만 원에서 무려 215%나 인상된 1억 2500만 원으로 프로 데뷔 처음으로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데뷔 12년 만에 이룬 쾌거다. 김대유는 "그만큼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에 대해 김대유는 "1군 합류가 목표였는데 목표 이상을 달성했다"면서 "시즌 중반에 체력 문제를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돌아봤다. 이어 "팀 구성원들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감사한 시즌이라 생각한다"고 공을 돌렸다.
특히 안방마님 유강남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대유는 "수비 덕도 봤지만 (유)강남이랑 호흡을 맞추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멘털이 흔들릴 때마다 강남이가 격려해 주고 이끌어줬다"고 칭찬했다.
LG 불펜 김대유. 김조휘 기자
다만 생애 첫 가을야구 무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지난해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 등판한 김대유는 ⅔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올 시즌은 포스트시즌을 더 많이 즐기고 싶은 마음이다. 김대유는 "긴장을 많이 할 거라 생각했는데 힘든 만큼 더 재밌었다"면서 "한국시리즈에 가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졌다. 계속 부딪혀보고 경험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김진성을 영입하고 임정우가 제대하면서 불펜진이 한층 두터워졌다. 김대유는 "내부 경쟁도 중요하지만 팀이 좋은 성적을 내려면 다 같이 합심해야 한다"면서 "각자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상급 중견수 박해민도 합류하는 등 팀 전력이 탄탄해졌다. 이에 올 시즌을 앞둔 LG 선수들은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김대유는 "팀이 계속 상위권에 있으면서 강팀이라는 것을 입증됐다"면서 "다들 할 수 있다는 생각과 마음가짐이 강하다. 서로 그렇게 느끼고 있어서 올 시즌 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작년에는 경험을 했고 올해는 실력을 보여줄 차례다. 공격적으로 부딪혀 보겠다"고 다짐했다. 김대유가 지난해 활약의 기세를 몰아 올 시즌도 LG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