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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EN:]박찬욱 감독×아이폰 '일장춘몽' 편견 깨버린 잔치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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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EN:]박찬욱 감독×아이폰 '일장춘몽' 편견 깨버린 잔치판

    아이폰13 pro로 완성한 단편 영화 '일장춘몽'
    박찬욱 감독 "실험적 시도…마당극 같은 잔치판"
    유해진 "박찬욱 감독과 작업? 내 꿈이었다"
    김옥빈 "설레는 현장…40대에도 또 만났으면"
    박정민 "연락 받고 '띠용'…열심히 해보려 노력"

    단편 영화 '일장춘몽' 스틸컷. 애플 제공단편 영화 '일장춘몽' 스틸컷. 애플 제공박찬욱 감독과 애플이 아이폰 단편 영화 '일장춘몽'으로 만났다.

    '일장춘몽'은 20여분 러닝타임 동안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13 pro로만 촬영됐다. 비명에 스러진 고을의 은인 여협 흰담비(김옥빈 분)를 묻어줄 관을 만들 나무를 구하기 위해 장의사(유해진 분)가 버려진 무덤을 파헤치다 무덤 주인인 검객(박정민 분)의 혼백이 깨어나고 이에 흰담비의 영혼마저 깨어나게 되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18일 온라인 생중계 된 '일장춘몽' 기자간담회에는 박찬욱 감독, 김우형 촬영 감독, 배우 유해진, 김옥빈, 박정민 등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박 감독은 애플과의 협업에 대해 "2011년에 아이폰4로 '파란만장'이라는 단편 영화를 만든 적이 있었다. 동생과 함께 단편 영화를 계속 만들게 된 계기가 됐던 첫 작품"이라며 "그 기억이 정말 좋아서 단편 영화를 만들 기회가 있으면 꼭 하게 됐다. 이번엔 진보된 테크놀로지가 탑재된 기계로 새 단편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단편 영화 '일장춘몽'의 박찬욱 감독. 애플 제공단편 영화 '일장춘몽'의 박찬욱 감독. 애플 제공박 감독이 생각하는 단편 영화의 강점은 무엇일까.

    그는 "장편 상업 영화에서 실험적인 시도를 하기가 쉽지 않다. 돈도 크게 들어가고, 부담이 크다. 단편은 그럴 때 시도할 수 없는 걸 마음껏 해볼 수 있다. 작은 전화기로 찍는다고 할 때 먼저 자유롭다는 것이 떠올랐다. 하나의 장르 영화가 아니고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이미지에 맞게 스토리를 풀었다. 그러다 보니 마당극 같은 이야기가 나왔고, 마음껏 노는 잔치판 같은 영화로 구상했다"고 '일장춘몽'의 매력을 설명했다.

    평소 무거운 장비들을 다루는 김우형 촬영 감독에게도 이번 경험은 특별했다.

    그는 "박 감독님의 연락을 받고 거절할 감독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 번 같이 작업을 해봤는데 너무나 좋은 기억으로 남았고, 다시 연락이 와서 영광이었다"며 "카메라를 움직이기 위해 보통 큰 장비를 동원하지만 아무런 장비도 필요하지 않았다. 모든 샷을 손에 든 핸드폰으로 촬영했다. 경쾌하고 재밌는 작업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일장춘몽'의 안무 감독은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에 출연한 댄서 모니카가 맡았다. 박 감독은 '스우파'를 통해 모니카의 팬이 됐다고.

    그는 "TV를 보다가 '스우파'를 우연히 발견했고, 나 혼자 아는 줄 알았는데 2주 정도 지나니까 모두 '스우파' 이야기를 하더라. 댄서들 중에서도 모니카 선생님의 팬"이라고 고백했다.

    단편 영화 '일장춘몽'의 배우 박정민, 김옥빈, 유해진. 애플 제공단편 영화 '일장춘몽'의 배우 박정민, 김옥빈, 유해진. 애플 제공배우들도 박 감독과의 작업에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유해진은 "모든 배우들이 감독님과 작업하길 원하고, 제 꿈 중 하나였다. 언제쯤 감독님하고 해볼 수 있을까, 난 계속 보기만 해야 하는 입장인가, 했는데 감독님이 불러주시고 김옥빈씨와 박정민씨도 함께 한다고 해서 참여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워낙 디렉션을 잘해주셨고, 마당극 같은 느낌을 받았다. 감독님이 언어에 애착이 있다. 흘려버릴 만한 장단음도 애착을 갖고 계셔서 말 맛을 살리려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오랜 경력의 배우답게 아이폰 촬영에 대해서는 "광고 정도겠지 생각했고, 퀄리티가 궁금했는데 이번에 보고 깜짝 놀랐다"며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갈 때 이상한 생소함이 있었다. 그런 느낌과 비슷했다. 생소하면서도 세상이 이렇게 변해가고 있구나 싶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김옥빈은 '박쥐' 이후 12년 만에 박찬욱 감독과 재회했다.

    그는 "너무 어렸을 때 감독님과 작업을 했었다. 매일 아침 현장에 나가는 게 즐겁고 설렜는데 오랜만에 그런 느낌을 받겠구나 싶어서 들떴다. 20대와 30대에 만났으니 40대에도 또 함께 작업했으면 좋겠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아이폰 촬영에 대해서도 "의구심과 완성된 퀄리티 면에서도 걱정이 됐다. 앞에서 연기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다르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나만의 걱정이었더라. 기동성과 있는 듯, 없는 듯한 느낌 때문에 더 편안하게 집중이 됐다"고 호평했다.

    박정민은 춤을 소화하기 위해 노력을 다했다. 평소 '스우파' 팬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몸치'라고. 무엇보다 유해진처럼 이번이 박 감독과의 첫 작업이라 더욱 열의가 넘쳤다.

    박정민은 "감독님께 연락을 받고 '띠용' 했다"며 "상기되고 심장이 갑자기 뛰었다. '왜 나에게?'라는 생각을 했다. 촬영 현장도 그렇고 정말 저에게는 꿈 같은 일이었다. 진짜 좋아서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춤을 잘 추지 못해서 걱정이 많았고 쭈뼛댔지만 뒤로 갈수록 감독님께서 '빙의가 됐다'고 말할 정도로 신이 났다. 모니카 선생님이랑 단원 분들이 열정적으로 해주셔서 기운이나 표정도 도움을 받았다. 감사드린다"고 조력자들에게 고마움을 내비쳤다.

    박찬욱 감독의 단편 영화 '일장춘몽'은 이날 오전 11시 애플 한국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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